지난 주일에 잠시 짬을 내어 전남 신안의 어느 섬을 찾았다. 지인 중에 그 섬에는 방울새 난과 온갖 희귀식물이 꽉차있다는 말에 ‘꽉차있지는 않더라도 얼마간은 볼 수 있겠거니’하면서 나선길이다. 목표물은 쉽게 찾을 수 있었으나, 맑은 습지 지역이라 희귀식물이 많았는데, 그 중심부에 무슨무슨공원을 조성한답시고 연못을 파서 콘크리트구조물과 돌을 쌓아 그 주위에 철쭉류와 측백나무류를 심어놓았다. 방울새난, 닭의난초, 꽃창포, 끈끈이주걱, 산제비난, 잠자리난, 백선 등을 모두 뭉개고 그 위에 돌과 철쭉류, 측백나무이라니! 물론 이들도 나무이긴 하나, 금을 팔아 애써 돌로 바꾼 것 같아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전북중앙
2009.06.15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