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메컬로 ‘너는 특별하지 않아’ 미국의 졸업 시즌인 5~6월경에는 졸업 축사가 연일 화제에 오른다. 연사는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등 성공한 사업가에서부터 유명 정치인, 심지어 코미디언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의 졸업 축하 연설은 졸업생을 격려하기 위한 희망찬 수사로 가득한 주례사 연설이지만, 드물게는 역사에 길이 남기도 한다. 그런데 유명 연사가 아닌 어느 고등학교 교사의 졸업 축하 연설이 화제가 됐다. 매컬로는 우리로 치면 강남 8학군이라고 할 수 있는 보스턴 근교의 명문 웰즐리고등학교의 문학 교사다. 대입 위주의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삶의 지혜와 유머가 담긴 그의 졸업축사 유튜브 영상은 전미를 강타했다. 2
젊은 세대에게 한자는 참으로 어려운 글자가 됐다. 예전 신문, 방송, 간판 등 우리의 일상에서 한자는 흔한 것이었지만 요즘은 찾기가 힘들다. 학교에서도 한자를 예전만큼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젊은 세대에게 한자는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자를 배척하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는 듯 보이지만 일반인들은 반대로 한자를 알아야 한다는 욕망이 큰 것 같다. 한자 급수 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들의 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응시자의 나이도 낮아지는 추세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일찍부터 한자를 선행학습하고 있다는 뜻이다. 무엇이 한자를 배우도록 만드는 것일까.김병기의 ‘북경인가, 베이징인가’(어문학사)에서는 한자의
'음식이 정치다' 송영애 음식과 정치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음식과 정치, 딱히 어울리지 않아보여도 이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참으로 죽이 잘 맞는다. 정치인들은 식사를 하면서 속내를 이야기하고, 식사자리에서 큰일을 도모하기도 한다. 예전 SBS ‘황금의 제국’ 드라마는 유독 아침식사 자리가 많이 등장했다. 재벌가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인데, 기업의 큰일들이 바로 이 아침식사 자리에서 정해졌다. 그래서 아침식사자리에는 빠지는 가족이 없었다. 빠지게 되면 정보를 얻지 못하게 되고, 자신의 발언권조차 잃게 되니까 말이다. 송영애의 ‘음식이 정치다’(채륜서)는 정치와 음식이 연관
임정순 ‘하림이의 일기’ 임정순 작가가 11번째 시조집 ‘하림이의 일기(신아출판사)’를 펴냈다. 하림이는 저자의 손녀 이름이다. 책은 머리말부터 시선을 이끌더니 책 한 권을 단숨에 읽게 만든다. 칠십 대에 어미역을 맡았다는 구절에서는 바쁜 며느리를 대신해 손녀를 대신 봐주는건가 했더니 마지막에서는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아이 엄마 묘를 바라보는 집에서 천년이나 살아볼까’라고 말한다. 갑작스레 먹먹해진다. 그렇다고 저자의 작품들이 모두 눈물을 짜내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마음과 지혜가 있으며, 유머도 있다. 작가의 재치에 자연스레 미소가
에드거 상, 앤서니 상, 매커비티 상, 셰이머스 상, 배리 상 등 유수의 추리문학상을 휩쓸며 영미문학의 대표적인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22번째 장편소설이자,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미키 할러의 세 번째 이야기 ‘파기환송(알에이치코리아)’이 출간됐다. 마이클 코넬리는 1995년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통해 현실적이고 타락했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악당 전문 변호사 미키 할러라는 독창적인 인물을 만들어내 기존의 전형적인 인물 패턴에 식상해하는 독자들에게 현실적인 쾌감과 카타르시스를 안겨줬었다. 이후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는 ‘탄환의 심판’으로 이어지며, 화려한 법정 쇼와
'꽃은 많을수록 좋다' 김중미 작가 첫 에세이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김중미 작가가 아이들과 함께 지내온 30년 만에 처음으로 소설의 형식이 아닌 자기 목소리를 그대로 담은 에세이 ‘꽃은 많을수록 좋다’(창비)를 펴냈다. 괭이부리말은 인천 만석동에 있는 빈민 지역의 다른 이름이다. 청년 김중미는 스물넷에 이 가난한 동네로 들어가, 공부방을 차리고 정착했다. 괭이부리말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보살피고 공동체적 삶을 가꾸며 산 지 10년이 되었을 때, 그간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썼다. ‘괭이부리말 아이들’ 이후에도 작가는 계속
라정인 ‘오월의 찬가’ 봉황문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라정인 작가가 시와 수필을 엮어 ‘오월의 찬가’(신아출판사)를 펴냈다. 1권의 자서전과 시집 ‘내가 나에게 보낸 엽서’, ‘고독의 반란’에 이어 시 그리고 수필집이라는 이름으로 4번째 작품을 세상에 내놨다. 작가는 김제출신으로 지난 40년 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머물렀다. 이후 고향에 돌아와 창작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에는 고향의 풍경, 그리움의 감성과 함께 비엔나의 이국적인 정취, 자유로움, 평화로운 감정들이 드러난다. 작가는 “고향을 등지고 살아온 날을 물으면서 고향에 돌아
정약용은 ‘다산학’이라고 지칭되는 빼어난 학문적 성취를 거둔 유학자이자, 성호 이익에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실학자다. 화성 축조에 참여한 공학자였고, 정조에게 상방검을 받은 비밀공작원이기도 했다. 법의학자이자 수사관이었으며, 40대에 이미 정승에까지 오른 관료였다. 또는 천주교 배교자로, 혹은 독실한 천주교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는 격정이자 혼돈이었으며, 18세기 조선 그 자체였다. 정약용은 일흔다섯 해를 살았지만 우리에게 낯익은 정약용의 얼굴은 30대, 정조와 함께 활동했던 극히 짧은 시기에만 집중되어 있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조차 중년 무렵에 이뤄진 것이다. 정약용이 세상을 떠난 지는 올
케빈 행크스 '조금만 기다려봐' 뉴욕타임즈 '주목할 만한 도서' ‘조금만 기다려 봐’(출판사 비룡소)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우리의 삶을 잔잔하고 담담하게 전한다. 책 속에는 달과 비와 바람과 눈,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하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고즈넉한 풍경과 그대로 멈춘 것 같은 장난감들이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을 평온하게 안정시켜 준다.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케빈 헹크스의 신작인 이 작품은 2016년 칼데콧 명예상과 2016 닥터수스 명예상을 수상했다. 2016 미국 도서관 협회 ‘주목할 만한 도서’, 뉴욕 타임스 &lsq
신해식 ‘연인들의 다리’ 인간과문학사의 ‘빛나는 시’ 100인선에서 46번째 시인의 시집이 출간됐다. 그 주인공은 신해식 시인이다. 전주 출신으로 전북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9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해 시집 ‘왕정동 연가’, ‘불게 물든 노을이 숲 뒤쪽에서’, ‘연인들의 다리’를 펴냈다. 책은 총 넷째 마당으로 구성됐으며, 첫째 마당에서 ‘그대와 영원히’, 둘째 마당 ‘가을의 노래’, 셋째 마당 ‘눈꽃, 그리고 사랑&rs
손서은 ‘테오도루 24번지’ 출판사 문학동네 손서은 작가의 ‘테오도루 24번지’(출판사 문학동네)는 ‘신의 선물’이라는 뜻의 그리스 빈민가(테오도루)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색색의 사연을 품은 이웃들의 연대와 좌충우돌 성장을 그린 작품으로 저자가 그리스에 직접 머물렀던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갔다. 빠르게 치고 빠지는 문장과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다양한 사건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제6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심사위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금이 아동청소년문학가는 “그리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우리 현실과 동떨
브라이언 페이건 ‘위대한 공존’ 출판사 반니 동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요즘 사회에서 동물 학대는 큰 이슈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쓰이고, 소비되던 동물이 우리의 동반자, 지구에서 같이 살아가는 생명체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움직임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물이 인간보다 하등하며, 복속한다고 착각한다. 이러한 사고는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이 동물을 지배하고 쓰임에 따라 부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의 태도로 인해, 수천 년 넘게 동물은 학대받고 멸종에 이르기까지 학살당하기도 했다. 고양이는 마녀와 한통속이라는 억울
박동석 ‘바람의 속삭임’ 전주대 교수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동석 교수가 시집 ‘바람의 속삭임’을 내놨다. 지난 2008년 월간 한국수필을 통해 등단한 박 교수는 현재 한국수필가협회와 전주문인협회, 전북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수필가가 아닌 시인으로 변모한 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시를 쓴다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속에 있는 빛을 발굴해나가는 과정이며, 그 속에는 어둠조차도 아름답게 빛나게 해주는 생명의 능력”이라며 시의 매력을 소개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됐으며, 젊은 시절부터 최근까지 하나 둘 써놓은 시들을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전제가 충족될 때 성립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과연 지금 청년들에게 청춘은 그런 것이라고, 고진감래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특히 주거 문제는 이들의 삶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90년 치 월세를 모아도 살 수 없는 타이완의 집값, 소득은 떨어지는데 나날이 치솟는 홍콩의 주거비, 프리타나 파견직 같은 불안정 노동자는 신원 보증이 안 돼 방을 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도쿄의 주거 시스템.직장을 구하는 것, 집 구할 돈을 모으는 것, 가정을 지탱할 수준의 돈을 모으는 것이 이곳에서는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경험으로써 확인될 때, 무언가를 포기하게 된다. 그렇게 한
이안 부루마 - ‘0년: 현대의 탄생, 1945년의 세계사’ 세상에 ‘0년’은 없다. 기원전과 기원후를 나누는 예수 탄생은 ‘서기 1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0년’의 저자는 1945년이 ‘0년(원년)’이라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로 현대세계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0년=1945년’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인류 문명을 새로 재건하기 시작한 기념비적인 해로, 글로벌 차원의 세계체제 전환이 일어난 때이기도 하다. 이 책은 1945년이라는 한 해를 대상으로 세계사를 써내려간 독특한 역사서이자 논픽션 다큐멘터
이병천 ‘북쪽 녀자’ 중견작가 이병천이 5년 만에 장편소설 ‘북쪽 녀자’를 내놨다. 익숙한 듯 낯설고, 애틋하면서도 불편한, 기이한 사랑 이야기이다.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겐 먼 전설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눈앞의 현실이기도 한 역설적인 사랑 이야기다. 오로지 분단된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40일을 사랑하고 7년을 서로 그리워만 하며 살아야 했던 두 남녀의 지극하고 서러운 사랑은 2016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잊어서는 안 될 묵직한 과제를 던져준다. 등단한 지 30년이 넘은 작가가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왔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견우와 직녀’의 슬픈 전설이 2016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가 ‘당신이 알아야 할’ 시리즈 제3탄을 내놨다. 이번에는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공저로 대한민국 독립을 일군 10인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조명했다.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 : 인물편 1’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숨은 영웅 ‘한국 여성독립운동가’ 10인의 삶과 역사를 담았다. 유관순, 윤희순, 조마리아, 남자현, 조화벽, 안경신, 박차정, 정정화, 김마리아, 권기옥으로 선정된 여성독립운동가 10인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어머니이자 아내였고, 딸이었으나 나라의 독립을 위해 저고리 대신 군복을 입고 독립운동 현장 제일선에서 독립투사
여자의 마음은 복잡하기 알기어렵다고 한다. 30대 여자는 20대 여자보다 수만 배는 더 복잡하다. 이성과 욕망이 충돌하고, 청춘이 만개한 시절이 지났음을 인정해야 하기에 마음이 더욱 무겁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30대에 접어들면서 삶은 더욱 복잡해진다.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됐지만 욕망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마흔을 앞두고 있다 해도 인생의 로망을 버릴 수 없다. 끼니를 컵라면으로 때워도 4~5000원의 커피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마음의 여유와 휴식을 가져다주기 때문일 것이다. 북적대는 사람들에 치이면서도 누군가가 그립고,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도 어쩐지 하루쯤 허영을 부리고 싶고, 남과 비교하지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강경환)이 ‘2014년 올해의 무형유산 도시’로 선정된 진주시의 비지정 무형유산에 대한 목록화와 기록화 내용을 담은 ‘진주의 무형문화유산’을 발간했다. 진주의 무형문화유산은 진주지역의 비지정 무형유산을 조사해 이를 목록화하고, 대표적인 종목에 관한 영상 및 사진 기록화 작업 내용을 편집하고 재구성했다. 주요 수록내용은 진주지역 무형유산의 전승현황과 진주의 대표적인 역사유적과 그에 얽힌 이야기, 의암별제, 진주 비빔밥, 진주 솟대쟁이놀이 등 24종목의 비지정 무형유산의 가치와 의미 등을 정리했다. 이번에 발간한 책자는 전국의 연구기관과 국·공립도서관, 기타 문화재 관련기관에 배포됐으며, 국립무형
순창문학 한국문인협회 순창지부의 ‘순창문학’ 제20호는 회원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동안 활동사항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순창군립도서관과 공동으로 ‘인문독서아카데미’와 ‘길 위의 인문학’을 꾸렸던 순창지부는 사업을 통해 느꼈던 감정들을 오롯이 담아냈다. 기획특집으로 꾸려진 ‘인문독서아카데미 강연 초록’, ‘길위의 인문학 답사기’는 그 때의 배움과 느낌들을 현장에 있던 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복흥 애향협의회 백일장 우수작도 수록됐는데 초중학교 학생들의 예쁘고, 풋풋한 감정들이 반갑다. 지역의 이야기도 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