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소설가협회가 발행하는 소설전문지 ‘소설전북’ 20호가 발간됐다. 원로초대석으로 윤영근 전 전북소설가협회 회장의 ‘길 위의 소설꾼’을 만나볼 수 있으며, 작가초대석을 통해 이선구 작가의 ‘망해사望海寺 가는 길’이 수록됐다. 전주 출신인 이 작가는 장편소설로 ‘시의 갈레누스’, ‘베네치아코덱스’, ‘사자춤’이 있으며 소설집으로는 ‘유리병 속의 코끼리’, ‘욕망을 팝니다’ 등이 있다. 계간문예소설문학상, 아시아황금사자문학상, 하이네문학상,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한국PEN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법관으로서 재직 당시 ‘소수자의 대법관’으로 불리며 진보적 의견으로 많은 관심과 지지를 모았던 김영란. 일반 대중에게는 ‘김영란법’으로 더욱 익숙하다. 김영란 전 대법관이 처음으로 스스로의 판결에 대해 솔직하게 풀어낸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를 펴냈다. 저자가 재직 당시 참여한 중요한 판결들을 꼽아 판결의 의미와 배경, 논쟁의 과정을 꼼꼼히 되짚고, 개인적인 견해와 반성까지 솔직하게 밝혔다. 자신을 스스로 공개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도 저자는 대법관 스스로 자신의 판결에 대한 의견을 조목조목 밝혔다. 또한 판결문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애쓴 흔적이 묻어난
‘조선의 엔터테이너’ 사뭇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이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단편 추리소설 시리즈 ‘불의 살인’, ‘빛의 살인’, ‘현의 살인’을 비롯해 ‘조선 백성 실록’, ‘조선의 명탐정들’을 집필하며 역사의 뒷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낸 정명섭 작가가 이번에는 조선의 숨은 스타들을 조명하고 나섰다. 책에서 말하는 엔터테이너를 설명하자면, 유명인사라고 설명할 수 있다. 요즘 나오는 TV프로그램 ‘달인’에서 소개되는 인물 정도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그런 프로그램은 우리 주변에 친숙하게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기에 더
새로운 트렌드는 늘 관심거리다. 해마다 우리 시대의 흐름을 예측하는 저서를 출간하고 있는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2016년을 예측하고 나섰다. 2016년 대한민국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MONKEY BARS’로 요약된다. ‘멍키바’는 어린이 놀이터나 군대 유격장에서 볼 수 있는 구름다리를 말한다. 2016년 대한민국을 둘러싼 정치 사회 경제적 위기의 깊은 골을 원숭이가 구름다리를 넘듯 신속하고 현명하게 무사히 건너, 안정된 2017년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았다. 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난도 교수는 “내년 위기 돌파의 관건은 정치와 행정의 혁신, 리더십 복원이 될 것이다&
한국사회의 인권의 역사는 짧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인권이라는 단어가 회자됐고,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되면서 대중들은 인권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행해지는 인권의 인식은 어느 정도일까. 매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다양한 인권침해 사례들을 비춰볼 때 안타깝게도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초등학교 현직교사인 오동선은 ‘아이를 빛나게 하는 학교인권’을 통해 학교현장에서 인권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교 인권이란 학교 안에서 교육이란 이름으로 주고받는 모든 활동과 동등한 권리의 주체로서 각자에게 주어진 권한을 정당한 방법으로 행사하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은 위계의 관계가 아닌 서로 대등한
소설가 황석영(72)이 ‘여울물 소리’ 이후 3년 만에 장편 소설 ‘해질 무렵’을 내놨다. 신작을 내놓고 이뤄진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황석영은 “일흔 넘은 내가 보기에도 ‘헬조선’이라는 말에 십분 동의한다. 세상이 별로 달라질 전망이 안 보이니까 쓸쓸하다”고 말했다. 작가의 인터뷰 속 말은 책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해질 무렵’이라는 제목을 통해 언 뜻 드는 느낌은 인생 말년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 일흔이 넘은 작가는 이 시대의 청년을 말한다. 성공한 건축가 박민우는 강연장에 찾아온 낯선 여자가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공영주 시인이 시집 ‘당신은 내 생의 봄이었네’(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총 4부로 구성된 시집은 공영주 시인 특유의 소녀적 감성이 묻어난다. 공 시인의 시는 시적 체제를 구조화하면서도 세련미를 갖추고 있고, 소녀 같은 무구한 감성을 담고 있다. 시인의 낭만적 정서는 시의 결기를 북돋아 독자들의 마음을 적신다. 시인은 책머리를 통해 “누군가의 가슴에 풀꽃의 잔잔한 내음이 실린 글의 향기를 피우는 일 오랜 시간 그 마르지 않는 갈망 하나를 이 책에 싫어 놓는다”고 전했다. 전북 장수 출신인 공영주 시인은 2004년 문학공간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lsq
전주문화재단이 그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문화벗담’ 계간지를 재발간했다. 올해 가을호로 시작을 알린 문화벗담은 앞으로 전주 문화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갈 예정이다. 임환 전주문화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발간사를 통해 “문화재단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은 문화동행이다”며 “어려운 문화예술인들과 삶에 지친 시민들과 함께 걸으며, 친구기관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문화동행이기에 제호도 ‘문화벗담’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것이고, 문화를 지원하고 시민들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벗담의 첫 주제는 ‘청
영원한 청년작가로 불리는 박범신이 마흔 두 번째 장편소설 ‘당신’을 들고 독자들을 찾아왔다.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문학동네 네이버카페에 ‘꽃잎보다 붉던―당신, 먼 시간 속 풍경들’이라는 제목으로 일일 연재했던 작품이다. 책은 2015년, 일흔여덟 살의 주인공 윤희옥이 이제 막 죽어 경직이 시작된 남편을 집 마당에 남몰래 묻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일을 마친 윤희옥은 경찰서를 찾아 남편이 실종되었다고 신고한다. ‘그녀는 왜 사망 신고가 아닌 실종 신고를 택했을까?’ 하는 의문점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윤희옥은 혁명을 꿈꾸었던 김가인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그의 아이까지 갖게
‘중년남성의 위기’라는 말은 우리 사회에서 익숙하다. 오쿠다 쇼코의 ‘남성표류’는 중년 남성이 맞이하는 5가지 위기를 밝히고 있다. 마흔 중반부터 갱년기에 나타나는 ‘건강표류’, 고령화 시대에 이르러 곧 우리의 현실이 되고 있는 ‘효도표류’, 육아남 전성시대의 남자의 혼란 ‘가정표류’, 미혼과 기혼에서 오는 ‘애정표류’,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에서의 ‘직장표류’까지 중년남성의 현실을 바라본다. 책은 일본의 모습을 바라본다고 하지만 한국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금방 깨닫게 된다. 일본 중년남성
통합론은 시대적 흐름을 예측하여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모든 기운을 온전히 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분석에서 통합으로, 합리주의에서 정실주의(情實主義)주의로, 패권에서 도덕으로, 과시에서 겸손으로 바뀌는 시대에 맞는 통합론만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모든 나라에 산재한 사회적 병폐 현상을 제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는 지금과는 요원한 시대에서나 가능한 것이라고 여기는 이도 있겠지요.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세계 여러 나라는 물론 우리나라에도 왕과 신하, 양반과 상놈을 엄격히 구분하는 신분제도가 존재했음을 알 것입니다. 또한 인류가 절대왕조라는 불합리한 제도에서 벗어난 것이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닙니다. 아마 그 당시 사람들은
의본주의(義本主義)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여러 정치철학들과 어떻게 다른지 대조해 보아야 합니다. 의본주의는 상생을 통한 최대 다수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와 유사해 보이기도 합니다. 한편 사욕을 절제하고 공욕을 키우라는 점에서는 ‘모든 만물을 똑같이 사랑하라’는 묵가(墨家)의 겸애주의(兼愛主義)와도 유사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이들과의 정확한 차이를 인지할 수 있어야 공리주의와 겸애주의가 낳았던 폐단을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본주의와 공리주의·겸애주의와의 대조를 통해 의본주의를 좀 더 깊이 이해해 보도록
이제까지 논의한 의본주의도 결국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며, 사실 제 이야기이기 이전에 전설의 삼황오제(三皇五帝)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장되지 않고 면면히 내려오고 있는 동양 선철들이 제시한 답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 풍조는 서양의 문물이 들어오면서부터 동양적 사고보다는 서양 과학적 사고를 하는데 익숙합니다. 진리의 탐구에 있어서도 동양 철학에서부터 답을 찾기보다는 서양철학에서 먼저 해답을 찾으려고 하지요.그러나 잠시 눈을 돌려 우리 선조들이 사회정의의 실현을 위해 어떠한 고민을 했으며, 그 고민의 결과 어떤 삶을 살았는지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나긴 역사동안 여러 사상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와중에 끝까지 사장되지 않
유가에서는 이런 차별적인 사랑을 ‘천리’로 받아들입니다. 가까운 사람을 더 사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도리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사랑의 실천은 반드시 나로부터 시작하여 나와 가장 가까운 부모와 자식에게 그 마음을 실천하고, 나아가 친구와 웃어른께 실천하고, 사회 그리고 국가에까지 미루어 나가는 것이 순서가 됩니다. 따라서 내 가정을 잘 돌보지 못하고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내 부모를 잘 섬기지 못하고, 내 자식을 잘 돌보지 못하며, 내 형제와 우애 있게 지내지 못하고, 내 친구 사이에 믿음이 없는데 어떻게 국민들을 받들어 섬길 수가 있겠습니까?학문의 체계는 반드시 나를 닦는 것을 근본으로 시작하여 가정, 그리고 사회,
천리를 깨우쳐 성품대로 행하는 성인은 마치 천지가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성품과 천지만물의 이치가 똑같으니 사람을 사랑하듯 미물이나 무생물조차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리고 의본주의가 바로서려면 이런 인자(仁者)가 위정자(爲政者)가 되어야 함은 물론, 우리 모두가 이런 각자(覺者)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앞서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성인의 마음을 몸소 실천했던 옛 선조들의 예를 들어보자면, 예전의 선비들은 짚신을 엮어 신을 때 반드시 서너줄로 꿰어 신었습니다. 바닥을 여섯 날로 꿰어 신으면 쉽게 헤지지 않아 오래 신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밑바닥이 너무 촘촘하게 되어 길을 걸을 때 자칫 미물을 죽
나아가 서로가 내 부모 잘 섬기고 내 자식 잘 키우기 위해 돈을 벌고, 여력이 있으면 지역사회를 위해, 또 국가를 위해 상생하는 경제활동을 구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욕은 최대한 줄이고 공욕을 극대화 하는 것, 현대 자본주의의 병폐를 해결할 방안은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최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공리를 근본으로 정책 입안을 하거나 거취를 결정하다보면 상기한 바와 같이 대중 정서에 반하여 신뢰를 잃는 일이 벌어질 수 있지만, 의본주의는 대중의 선한 본성에 기반 하기 때문에 지키면 지킬수록 사회가 이로워지고 서로가 행복해지는 결과를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실제로 우리 역사를 살펴보면, 6.25나 동학혁명과 같이 통치 질서나 법이 무너진 상황에서 그전의 흉년
필립 모리스와 같이 공리주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였다가 논란에 휩싸인 예는 실로 찾아보기 어려운 예가 아닙니다. 1970년대 포드사에서 가장 잘 팔린 소형 자동차 포드 핀토는 뒤에서 차가 들이받으면 연료탱크가 쉽게 폭발한다는 문제점 때문에 많은 인명피해를 냈습니다. 피해를 입은 한 차주가 자동차 설계의 결함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때 포드 기술자들도 이미 가스탱크 폭발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보호 장치를 가스탱크에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연료탱크를 고치는 비용이 그에 따른 이익보다 더 크다는 결론 때문이었습니다. 사망과 화상을 각각 20만 달러, 화상을 6만 7000달러로 환산한 후 생산된 핀토 125
그러므로 의본주의는 편벽된 기질을 교육과 수행을 통해 바로 잡아나가는 데에 근본이 있습니다. 곧 인간의 선한 본성을 완전히 회복해야 천리에 부합하는 의로운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논어》에서 말하는 ‘나(사욕)을 이겨 예(절대본성)를 회복한다’는 ‘극기복례(克己復禮)’가 의본주의의 필수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한 본성을 회복한 성인(聖人), 인자(仁者)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인자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느껴보도록 합시다. 이순신 장군이 전쟁 중에 병사들과 궁지에 몰린 상황을 가정해 보지요. 이 전투에는 승산이 없어 모두가 전멸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병사들이 교전하는 중에 이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