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무대로 올곧은 문학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소재호 시인의 시선집 ‘압록강을 건너는 나비’(인간과 문학사)가 출간됐다. 이번 시선집은 시인이 이 세상 한복판을 가장 정상적으로, 또 가장 선량하게 살아왔음을 반증한다.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시민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삶의 과정에서 행복과 기쁨도 맛보았겠지만 고통과 아픔도 적지 않았을 테지만 그의 글은 처절함 보다는 침착함이 엿보인다. 시인의 이번 시들은 그 과정에서 얻은 생각과 느낌 그리고 여러 일들을 형상화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 감동은 그가 온 몸으로 맞선 삶의 치열성과 진정성에서 기인한다. 적당히, 그리고 대충대충 살지 않은 삶이 그대로 시로 옮겨왔다는 느낌을
도건 표명진 작가의 생각모음집 ‘여명’(신아출판사)이 출간됐다. 평소 살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 인상적이었던 일, 불만스런 일 등을 써서 남기고 싶었다는 작가는 운명처럼 수필의 날에 원고를 마감하며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은 ‘회상’, ‘여명’, ‘지혜’, ‘유감’, ‘인연’, ‘회환’이란 주제로 인생을 거쳐오며 느낀 삶의 모든 감정을 언어로 녹여냈다. 저자는 인사말을 통해 “여명(黎明)이라는 책 제목이 옳은 예언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
현직 교사들이 교육개혁을 외치며 펴낸 ‘교사가 바꾸는 교육법’(우리교육)이 출간됐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각 후보에게 제출할 교육개혁 정책 제안서를 작성했던 교사들이 이를 바탕으로 글을 다듬고 논의를 추가해서 펴낸 교육개혁 제안서다. 공교육을 살리고 교육 현장의 부조리함을 타파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해 온 교사 세 명이 현행 교육 관련 법들을 검토한 결과 체계, 철학, 전문성 등 모든 분야에서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각각 글로 문제의식을 풀어냈다. 책은 입론에서 제안들과 법령안까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교육개혁이 요구되는 배경에 대해 논의한다. 2부에서는 교육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이
냉철한 펜으로 세상을 호령하던 신문기자에서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에 등단해 한국문학계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소설가 김훈이 그간의 산문집에서 소개된 주옥 같은 글들을 모은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를 출간했다. 오래 전 절판된 후 애서가들이 헌책방을 전전하게 만든 김훈의 전설적인 산문 ‘밥벌이의 지겨움’,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바다의 기별’ 등에서 기억할 만한 최고의 산문들만을 가려 뽑고, 그 후 새로 쓴 원고 400매 가량을 합쳐 묶어냈다. 표제글이 된 ‘라면을 끓이며’는 식사와 사교를 겸한 번듯한 자리에서 밥 먹는 사람들이
김생환 시인의 시집 ‘만경강’(신아출판사)이 출간됐다. 예순 아홉의 나이에 첫 시집이라며 쑥스럽다는 인사말로 시작을 연 시인은 6부에 걸쳐 107개의 시를 선보였다. 오랜 시간 동안 습작해 왔던 시를 비롯해 시집을 위해 가다듬고 쓴 시까지 심혈을 기울여 선택해 담아냈다. 오랜 교직 생활을 통해 몸에 벤 검소하고 정갈한 삶의 태도가 시 하나 하나에 녹아 들었다. 평생을 기독교 생활을 해 왔지만 불가(佛家)의 향이 짙게 벤 시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그의 사상이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듯 하다. 사람을 존중하면서 아름다운 정서를 가꿔온 시인의 성품과 시들과의 연결고리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시가 좋아 시집을 펴냈다는 공영주 시인의 ‘당신은 내 생의 봄이었네’(신아출판사)가 출간됐다. 총 4부에 걸쳐 소개되는 다양한 시를 통해 시인은 그리움을 아름답게 승화시켰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자유 분망하게 시의 발걸음을 옮기는 글을 통해 세련된 감성을 선보인다. 참신한 시의 질료도 그가 가진 매력이다. 장독대 간장 메주에 하얀 곰팡이를 만물이 소생하는 봄철에 피어나는 꽃으로 비유하는 감성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섬세함이다. 거침없는 문맥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은 읽는 내내 싱그러움을 더한다. 시인은 “누군가의 가슴에 풀꽃의 잔잔한 내음이 실린 글의 향기를 피우는 일에 매진했다&rd
지금이 집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지금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는 이들 속에서 일단 빚부터 갚으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바로 개인 자산관리 시장의 숨은 고수, 구본기 재정안정연구소 소장이다. 그가 펴낸 신간 ‘월급을 경영하라’(쌤앤파커스)’는 월급이 전 재산인 우리에게 월급을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과, 재테크의 시작 ‘종잣돈’을 월급으로 마련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이 책은 기존의 재테크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소액으로 목돈 굴리는 노하우, 보험 이상의 효과를 주는 비상금 관리법, 지출을 통제하는 현금 흐름표 작성법, 시세에 휘둘리지 않는 내 집 마련법, 고지의무 위반을 피하는 보험
‘보통의 존재’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석원의 두 번째 산문집이 가을을 맞아 우리 곁에 다가왔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그책)이 그 주인공이다. 현실적인 소재로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그답게 이번 산문집 또한 밑줄을 그어가며 읽고 싶은 이석원의 언어로 가득하다. 그의 대표작이자 첫 번째 산문집인 ‘보통의 존재’는 출간하자마자 연애와 결혼, 일과 미래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한 젊은이들의 불안감을 따뜻하게 보듬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작가 이전에 한 사람의 창작자로서 그는 무엇을 만들든 전작과는 다르게 만드는 것을 창작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아 왔다고 한다.
유학에서는 천지에 운행되고 있는 이 호생(好生)의 원리, 사랑의 원리를 바로 천리(天理)라고 일컫습니다. 그리고 이 천리는 인간에게 그대로 부여되어 선한 성품을 이루게 되지요. 그렇다면 천리에 부합하는 의(義)에 마땅한 일을 하려면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먼저일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선한 본성은 이미 모든 사람에게 갖추어져 있는데 왜 ‘회복’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선한 본성에서부터 나왔다는 사단의 마음을 가지고는 있지만 살면서 수많은 나쁜 감정도 가지며 살아가게 됩니다. 인간이 본래 선하다면 도대체 사회의 불합리는 왜 자꾸 반복될까요? 인간의 고통과 번뇌는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요? 답은 욕심에 있습니다.
자, 이제 정리해볼까요? ‘의(義)’는 ‘배반하지 않음, 한 번 세운 뜻을 끝까지 고수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義)’는 ‘옳다’는 뜻으로 ‘사리 마땅한, 이치에 합당한, 천리에 부합하는’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천리를 완전히 통달하여 순리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사고·판단 등을 ‘의롭다’고 하지요. 곧 한번 나쁜 뜻을 품어 나쁜 행동에 동참하더라도 마음을 고쳐 회개하고 선한 일을 베풀며 살면 ‘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의는 천리와 인륜에 부합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민주주의의 맹점은 또 있습니다. 선거에 의해 정권이 교체된다고 하지만 전(前) 정권을 이어받아 실무에 임하는 데까지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되고, 임기 말에는 레임덕 현상으로 공백기가 생겨납니다. 이런 기간을 빼고서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위정자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하므로, 근본적인 오류를 바로잡아 사회와 국가를 발전시키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요. 5년이라는 임기는 하나로 일관된 정책을 정치‧경제‧경제‧사회‧문화 등의 각종 방면에 소신 있게 펼치기에는 다소 짧은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든 사상을 통합하여 취사선택한 새로운 이념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즉 인간의 기본적이고 성스러운 욕구조차 배제한
인류는 역사적으로 더 나은 삶과 사회를 구현하기 위하여 수많은 사상을 생각해 내고 실현해 왔습니다. 기존의 사상이 옳지 않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사상으로 뒤엎기도 하면서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을 끊임없이 추구해 온 것이죠. 이런 과정에서 이데올로기적 갈등과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상적 사회를 건설하고 하는 인간의 욕구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현대사회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토대 위에 지속되고 있으며, 이 토대 위에서 인류는 수많은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맹점들이 드러나고 있지요. 여기서는 수의 시대라는 새로운 세기에 맞는 철학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바로 공맹의 사상에 뿌리
중이란 견해가 움직이기 전의 상태로, 스스로 느껴 보면 우주심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우주심을 느끼고 그에 따라 움직였을 때, 맞았는지 틀렸는지 절로 답이 나오지요. 치우침이 없다면 맞는 것이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쳤다면 틀린 것이죠. 제대로 공부해 보면 설사 다른 사람은 모르더라도 본인은 알게 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화의 자리는 공자가 가장 신임한 제자 안회(顔回)조차 이루지 못한 단계입니다. ‘삼월불위인(三月不違仁)’, 석 달 동안 꾸준히 인(仁)을 어기지 않은 경지이니 얼마나 어렵겠습니까?‘어묵동정 행주좌와(語黙動靜 行住坐臥)’,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고 멈추며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의
‘사물잠’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주자가 ‘예가 아닌 것을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자세하게 밝혔더라면, 공부를 막 시작한 초학(初學)들조차 거침없이 마구 행동하게 될 것입니다. ‘주자의 말씀인데!’라면서 말입니다. 이래서야 도저히 배움을 이룰 수 없겠죠.그래서 뜻이 선 선각자들은 ‘예가 아닌 것을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는 내면의 이치를 알면서도, ‘예가 아니면 보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일차적 단계의 수준은 꽉 막아서 초학들로 하여금 삼가게 하지만, 이차적인 뜻은 오히려 사방으로 뚫려 막힘이 없고 지극히 융통적인 무상의 경지라 하겠습니다.
다른 예를 살펴볼까요? 《논어》 〈학이편〉에 보면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벗하지 말라(無友不如己者)’는 구절을 들 수 있습니다. 無를 금지사로 해석한다면 온 세상이 자기보다 못한 사람밖에 없는 성인은 고고하게 혼자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성인은 곁에 누가 있던지 마음의 동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교화시켜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줄 사회적 책임도 있지요.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벗하지 말라’고 해석하는 것도 공부를 시작하는 초학자들을 위해서 하는 말이지요. 중국의 한 학자는 ‘자기만 못한 벗은 없다’고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합니다. 모두 나보다 낫다는 말이죠. 세상 모두가 자신만의 장점을 가지고
안자가 인(仁)을 물으니 공자는 ‘사욕을 이겨 예에 돌아가는 것(克己復禮)’이라고 대답했지요. 다시 그 구체적 조목을 다시 물으니 ‘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이라고 했습니다. 주자의 주석을 살펴보면 ‘물(勿)은 금지하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해석하면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동하지 말라’고 할 수 있지요.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예란 천리(天理)의 절문(節文)입니다.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여름이 있으면 겨울이 있는 것과 같이, 천리에 마땅한 자리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말라는 말입니다.
중견 시인 정성수씨가 고향 전라북도에 대한 헌정 시집 ‘덕진 연못 위에 뜬 해’와 ‘덕진 연못 속에 뜬 달’ 2권을 동시 출간 했다. 상권인 ‘덕진 연못 위에 뜬 해’는 길을 따라가고 사람의 자취를 찾아 쓴 시들로 구성됐다. 역사적, 지리적, 자연환경적, 지역개발과 문화적으로 본 전라북도를 구분해 한 눈에 알아볼수 있게 했다. 하권인 ‘덕진 연못 속에 뜬 달’은 전주 곳곳을 돌아보면서 시라고 하는 확대경을 통해서 본 것들을 하나하나 호명하면서 훼손된 인간성을 치유하려는 시들로 구성돼 있다. 전주에 산재해 있는 역사적 유물을 비롯해 관광지 등 전주 8경과
남은 시간 평균 21일. 삶의 끝에서 잠시 머물며 이별을 준비하는 곳, 호스피스.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진실을 좇는 끈질긴 삶의 관찰자 이창재 감독이 지난해 호스피스에서 보낸 1년을 영화 ‘목숨’(2014)으로 먼저 선보인 후 뒤 이어 책도 발간했다. ‘후회 없이 살고 있나요’(수오서재)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지금 우리가 걷는 이 길이 맞는지, 이 속도가 옳은지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죽음을 코앞에 두고서야 비로소 자신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말기 암환자의 말처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고전(古典)의 탁월한 재해석으로 현대 사회를 냉철하게 꿰뚫어보는 시인이자 역사 저술가인이상각이 신작을 내놓았다. ‘조선 징벌’(유리창)은 조선이 왜 허무하게,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버렸는지, 그 배경이 무엇인지 탐구한 책이다. 일본의 조선에 대한 시각에 초점을 맞춰, 조선정벌을 기획한 정한론과 그것을 실행한 침략자들을 다룬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빼앗긴 조선은 1910년 병탄으로 군사, 정치 등 모든 국권을 빼앗겼다. 일본은 조약을 통해 합법적으로 나라를 합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국제관례상 조약은 위임, 조인, 비준의 3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을사늑약도, 한국병합도 조약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고종은
우리시대의 지성,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사회를 향해 또 다시 촌철살인을 날렸다. 신간 ‘독선사회’(인물과사상사)은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시리즈 중 네 번째 책이다. 강 교수의 메시지는 한결같다. ‘자신의 확신을 의심하라!’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대부분 우리 인간이 똑똑함과는 거리가 먼 감정적, 습관적 판단에 얼마나 취약하고 허약한가 하는 걸 잘 말해준다. 즉, 우리가 독선을 범해선 안 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닫자는 것이다.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이성이 마비되니 정치 아닌 다른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한계와 모자람을 인정하자고 꼬드기는 것이다. 저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