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 한시에 이 집 저 집 제사가 시작되는 것이었다. 이 집 저 집에서 터져 나오던 곡성 소리, 5백 위도 넘는 귀신들이 밥 먹으러 강신하는 한밤중이면 슬픈 곡성이 터졌다.”현기영의 소설집 ‘순이 삼촌’은 논의 자체가 불가능했던 제주 4·3사건을 수면 위로 드러낸 작품이다.제주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직접 겪은 현기영은 4·3사건은 의무감, 부채감의 표현이라고 말한다.할아버지의 제사를 맞아 고향인 제주에 내려간 화자 &lsquo
‘수필과 비평’ 198권 째인 4월호를 발간했다.198호 신인상 주인공은 국도운 ‘너의 흰 속살,검은 눈동자’, 김서희 ‘솥’, 이미경 ‘은비녀’다.신인들의 얼굴과 작품, 이들의 설레는 당선소감을 만나볼 수 있다.심사위원은 “국도운의 수필은 진솔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담는 그릇으로 비유된다며 새로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창출한다”며 “김서희씨는 밥을 생산해 내는 솥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포용의식이 행간에 읽혀지는
‘회문 2018 제3호’가 10년 만에 출간됐다.네 명의 동인으로 시작한 ‘회문’은 2005년 창간하고 2008년 두 번째 발간을 끝으로 10년간 휴지기에 들어갔다.각자의 삶이 바빴던 회원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밝힌 편집자는 이제 다시 도약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한다.긴 공백을 깨고 다시금 ‘글맛’을 선보인 세 명의 작가.정재영, 김경희, 선산곡의 정성어린 작품 60여개를 확인 할 수 있다.다양한 주제의 시와 수필이 담겨져 있으며, 대부분 서정적이고 일상적인 이야
‘한국아동문학의 현단계’는 문학 연구자이자 아동문학평론가인 최명표의 평론집이다.그동안 아동문학은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왔다.쇠약해졌던 아동문학은 다시 번성하며 재기를 이뤄냈고 요즘은 아동문학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상당수 차지한다.대중과 평단의 관심은 물론 작품의 양적 팽창도 함께 이뤄냈다.또 문학성 높은 작품들이 속속 발표되어 기염을 토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수한 작품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해 줄 비평과 이론적 빈곤은 여전하다.아직도 아동문학의 행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캘리그라퍼 석인 강수호의 작품집 ‘곁에 두고 싶은 사랑’이 발간됐다.중고급 캘리그라퍼들을 대상으로 교본 형태로 발간된 이번 작품집은 도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형구 시인의 첫 시집 ‘곁에 두고 싶은 사랑’을 바탕으로 한다.이형구 시인의 시집은 지난 2008년 발간됐으며, 석인 강수호는 우연히 시집을 접하면서 캘리그라피에 적절한 시구가 다수 포함돼 있음을 알게 됐다.강수호 작가는 이형구 시인의 수락을 받은 후 작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에 임했으며, 책을 통해 캘리그라피의 방향성을
이웃집 할아버지의 구수한 입담으로 삶의 역정 이모저모를 차분히 이야기하는 임동석 수필집 ‘나만 알고 남은 모르는 인생살이(신아출판사)’가 출간된다.제목처럼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삶의 단면, 그 일상의 의미를 저자는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이를테면 ‘아들에게’라는 수필에서 공무원 시험에 도전한 아들의 합격을 보면서 평생을 공직에서 지낸 저자는 이런 조언을 하고 있다.“지나고 보니 낙방의 고배만큼 소중한 것도 없더라. 맡은 직위가 그리 값지고 소중할 수 없더라. 이 세상에서 나만큼
2006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이래 문학 고유의 정치성과 예술적 전위를 철학적 시야로 결합시키는 이론문학사연구와 현장비평에 매진한 문학평론가 함돈균은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세종서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존재의 깊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소설 ‘어린왕자’의 주인공이 그림을 보여주며 던진 질문에 어른들은 예외 없이 모자라고 말하지만 어린왕자는 그 안에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본다.어른이 사물의 겉 모양새를 인식의 근거로 삼는 반면 어린왕자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오
전북체육의 60년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사진집이 발간됐다.체육발전연구원 이인철 원장이 60여년 동안 소중하게 모았던 사진집 ‘사진으로 보는 체육백년’은 일반체육, 보스톤 마라톤, 로칼 스포츠 등 세 장으로 구성됐다.체육대감에서 발췌된 일부 사진을 제외하곤 모두 체육발전연구원 소장 사진이다.이인철 원장은 사진수집을 위해 60년 동안 산과 들, 바다를 누비며 한뿌리 두뿌리를 모아왔다.그동안 수확한 뿌리들은 1,000매가 넘는 사진과 100점이 넘는 체육자료 등이 창고에 가득 쌓였다.수확한 뿌리들을 들고 전국
문학이 어렵다고 느낀 성인 독자는 문학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하지만 문학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초등학생들은 오히려 왕성한 독서력을 보이고 있다.그런 학생들이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눈에 띌 정도로 책을 안 읽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문학의 규칙과 질서를 알기 위해 배운 용어들의 난해함과 부담감 때문이 아닐까? 더욱 곤란한 것은 우리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문학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그에 따른 수많은 규칙과 질서를 알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은 아닐까?우리나라에서는 1970
1979년 한국공보 시 부문으로 등단한 이희두 시인은 1998년 열린문학으로 수필에도 등단했다.이 시인은 과거 CBS 기독교 이리방송 전주분실장으로 군사 정권의 탄압에 맞서 투쟁했다고 잘 알려졌다.다양한 경력을 지닌 시인이 새로운 시집 ‘그땐 그랬지’를 발간했다.지난날 자신이 해왔던 일과 틈틈이 여행을 하면서 듣고 보고 했던 추억, 어둠속에서 밝음을 향해 부단히 노력했던 역사적 순간 등 다양한 이야기를 글로 엮어냈다.시 속에는 인간 이희두의 삶과 그가 바라는 세상에 대한 바람 등이 담겨졌다.절제된 시어로 그려낸
격월간 ‘여행작가’ 2018년 3·4월호.그림과 시는 이윤주와 홍매화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안성을 중심으로 구성한 특집섹션은 김종웅의 기행시를 비롯해 우병택, 차하린, 홍예리의 안성관련 기행수필을 담았다.특히 문학작품 속 공간 기행에서는 안성을 대표하는 조병화, 정진규, 박두진 시인의 문학세계와 공간을 집중 조명한다.8번째 기행문학은 전주, 정동진, 바위산 등 작가들이 다녀온 여행의 발자취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섹션으로 시와 수필 7개가 들어있다.테마기행란은 다양하고 풍성하게 꾸려졌다.문유정이 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은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10년 동안 북유럽에서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그곳을 답사하고, 인터뷰하면서 써내려간 ‘북유럽 장기 체험담’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부유하며, 복지제도와 남녀평등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실현된 곳이 바로 스칸디나비아 5개국이다.‘휘게, 폴켈리, 라곰’, 즉 ‘느긋함, 아늑함, 유쾌함’은 그들의 삶이 유토피아에 근접해 있다고 말해준다.하지만 주변을 둘러보자. 당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