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종영










정동란의 드라마 속 여성읽기

-'눈사람'
종영

 

가제-사랑과 불륜의 경계

 

MBC 수목 드라마 ‘눈사람’은 작가와 제작진들의 기획의도대로 결말이 났다. 불륜을 다루는 드라마라는 비난을 각오하면서까지 처제와 형부의 사랑을 있을 수 있는, 있을 법한 일로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이들의 사랑은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 물론 시청자 게시판에는 금기를 깨트리는 데 대한 두려움과 사회 질서니, 도덕적 질서를 들먹거리며 훈계하는 글들도 많이 올라왔다. 우리는 드라마에서조차 우리에게 정해진 강요와 금기에 대해 눈을 부릅뜨고 지키려 한다.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을 있을 법하게 그려내는 것이 대중적인 드라마와 대중영화의 본질이다. 반복해서 만들어진 이미지는 신화를 만들어낸다. 사랑에 관한 많은 신화들이 TV 드라마를 통해 탄생했다. 대중매체를 통해 반복해서 만들어지는 사랑의 경계는 도대체 어디쯤일까?

열살 넘게 차이나는 여자를 사랑해선 안되고, 동성애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난한 집 딸과 부잣집 아들간의 사랑은 언제나 예측 가능하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우리는 강요 받는다. 남녀 관계의 설정에서부터 여성들은 존중받는 주체로 그려지지 않는다. 여성들은 자신을 선택해준 남성들의 은혜에 감지덕지한다. 이러한 이야기 구조는 언제라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소재로 재생산된다.

‘눈사람’에서 다루어진 사랑은 그러나 이러한 반복된 사랑의 제의와는 사뭇 다르다. 연욱(공효진 분)은 자신의 사랑을 공들여 키워나간다. 연욱의 형부에 대한 지독한 사랑은 주체적인 의지이다. 그녀의 의지는 그녀를 성숙된 인간으로 변화시킨다.

‘눈사람’은 대중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대중의 기대에 영합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순수한 사랑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기본 방향에 충실한 드라마였다. 다른 드라마에서 사랑이란 주제로 그려진 그림들과 달라 많은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이며 항상 예상가능하며, 권선징악적이고 도덕교과서적인 관계들만을 그린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인생 드라마일까?

다양한 꿈과 희망을 갖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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