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농어업인들에게 지급되는 부채 자금에 대한 이율이 크게 낮아진다










화려한 중소기업센터 건물과는 대조적으로 전북무역㈜ 사무실은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었다.

직원들은 7년 전 청사진을
뒤로한 채 해산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무의식적으로 임하는 모습이었다.

수 차례에 걸친 언론보도와 도민들의 질책에 힘은 빠질대로
다 빠져 있었다. 업무를 추진해 온 직원들은 그나마 사정을 알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지만 가족들은 자세한
내막도 모른 채 장래에 대한 불안에 떨고 있다.

지역 수출을 살리자고 두 팔 걷어붙이고 업무를 시작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그 동안의 모든 실적은 해산이라는 결과만을 남긴 채 정들었던 사무실을 떠나야 한다.

전북무역㈜은 지난 96년
전북도와 농협 전북본부, 전북은행, 상공회의소 등의 지역 기관 및 기업들이 35억원의 자금을 출자, 설립됐다. 창립 다음해인 97년부터 99년까지
우수한 수출실적으로 1천만달러 수출탑까지 수상한 전북무역은 그러나, 미국 및 필리핀에 소재한 부실기업들과 외상거래를 하면서 적자가 누적, 위기를
맞았다.

결국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기된 경영위기설은 올들어 2월 초 현 집행부가 부실기업에 대한 현지실사를 벌인 결과 사실로 드러나 청산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게 됐다.

한 직원은 “잘 봐 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겠다. 그러나 우리가 그 동안 쏟았던 열정까지 깡그리 무시하고 안 좋은 부분만 집중적으로 조명되는 현실이 너무 가슴아프다”며 “정작 가장 안타까운 처지는
바로 이 곳에서 근무했던 젊은 직원들”이라고 하소연했다.

현재 전북무역은 도지사의 해산 결정과 함께 이를 위한 절차를
신속히 밟고 있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 안이 의결되면 곧바로 청산절차에 돌입하는 것이다.

더욱이 전임 사장 등 일부 임원들에 대해서는 재산압류와
함께 사법 처리까지 검토되고 있어 파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잘잘못을 떠나 직원들은 급박히 진행되고 있는 사태들에 대한
허탈감에 더욱 시달린다고 털어 놓는다.

모 팀장은 “수십억원의 적자를 초래, 도민들의 세금을 축 낸 것에 대한 책임은 면하기 힘들겠지만 대부분의 공기업이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동고동락을 같이 했던 임직원들이 극한 상황까지 몰리고 있는 현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래도 전라북도 수출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전북무역이 사라진다 해도 이런 부분은 기억해 줬으면 합니다”라며 씁쓸한 웃음을 짓는 한 직원에게서, 조직 수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삼 느끼게 한다./한민희기자 h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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