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줌인 – 한꺼번에 시집 두 권낸 정희수 시인










작가 줌인 – 58년 시작활동 정리한 정희수 시인

1천여명 ‘까까머리’ 학생들과 매일 부대끼는 ‘교장 선생님’ 정희수 시인(56·전북시인협회 회장·전주동암고 교장). 시인의
꿈은 학교를 통해 잉태됐고, 교정에서 만나는 일상은 그의 시 속에 뿌리를 내리곤 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3권의 시집을 펴낸데 이어 최근 7번째와 8번째 시집을 푸른사상에서
내놓았다. 푸른시선으로 선정된 ‘내가 누운 자리에 꿈이 내리면’과 ‘내
마음의 풍경소리 날아간 자리’가 그 것이다.

58년동안 작업해왔던 시를 지난번 3권의 시집과 이번 두 편의 시집에 모두 담아냈다는
그는 이제 홀가분한 기분으로 다시 펜을 들 것 같다고 말한다.

“지난밤이 저 혼자 숨이 차서 / 눈빛 주고받던 별들
다 놓치고 / 오늘 아침, / 바닷가 모래밭에 발자국을 찍고 있습니다 … 내 생애 또 하나의 떠남을 위해 / 오늘밤 무거운 짐들은 벗기로 합니다”(정씨의 시 ‘또 하나의 떠남을 위하여’)

그가 시인이 된 것은 초등학교 2학년때의 우연한 글짓기 경험. “글짓기
시간에 썼던 글이 잘됐다고 소리내어 읽어보라고 했지요. 이후 선생님은 어린 제게 시인이 되겠다고 말씀하셨죠. 뜻도
모르는 이 말이 제 생애동안 줄기차게 따라다녔습니다.”

이 때 이후로 시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시달린 그는 교사들의 책임있는 말이 절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그가 시를 쓰기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수녀가 된 누나의 노트를 훔쳐보며
시심을 키웠던 소년이 전주고에 입학하면서, 신석정시인과 김해강시인과의 만남으로 서정성에 빠져들게 된다.

그는 문예부 ‘맹랑시대’에 가입하면서 시작에 몰두하게 되고, 대학시절에는 공초
오상순선생을 따라다니며 공부하는 열정을 보인다. 하지만 객지생활 14년은 이런 정열을 모두 앗아갔고, 고향에 돌아와서야 서서히 회복된다.

이런 그는 1987년 ‘월간문학’에
장시 ‘청량리’가 가작으로 당선되면서 시인의 길을 제대로 걷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첫 시집 ‘춘하추동’은 아내에 의해 탄생했다. 1987년 시인몰래 출판사에
보낸 것이 시집으로 태어난 것이다. 전주에 정착한 그는 ‘물만난 고기’처럼 창작활동이 활발해져 청소년 지도부문 훈장·전북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받기도 했다.

소월과 지용을 좋아했던 그가 이제 교정을 내려다보며 소월처럼, 지용처럼 아름다운
서정시를 쓰고 있는 것이다.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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