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현장 리포트 – 남원 실상사 문화재 발굴현장










민성현장 리포트 – 남원 실상사 문화재 발굴현장

구산선문(九山禪門) 최초가람인 실상사 발굴조사가 7년여 늑장사업 끝에, 원형확인도
안된 상태에서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실상사는 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홍성빈)에 의해 동남쪽과 북쪽 일부를 발굴한 결과,
현재 중문지와 남측 회랑지·국내 최대 목탑지·강당지의 유구가 확인됐다. 이는 가람배치의
윤곽만 추정할 수 있는 정도여서 지속적인 발굴이 요구되고 있지만, 예산이 2002년도 사업분까지만 확정된 탓으로 내년 말이면 조사가 중단된다.


남원시는 일단 2003년도 사업비 2억을 문화재청에 요청해놓은 상태라며,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이후 사업은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사찰관계자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왕에 파헤쳐놓은 사업이니 만큼, 최초의 가람배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묻혀있는 자료를 찾아내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며
남원시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사찰관계자는 또 “‘통일신라 선불교의 최초가람’이라는 문화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발굴중단을 검토한다는 것은 문화재당국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체계적인 복원계획도 없이 문화재적 가치마저 폄하하고 있는 문화재당국의 반성을 촉구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실상사는 유구(遺構)가 현존하는 가람터 중 경주 황룡사·익산 미륵사지에 이어 국내 3번째 규모로
주목받고 있는 상태. 하지만 문화재당국의 무관심으로 복원계획은 커녕 발굴조사도 여러 차례 중단위협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남원시와 문화재청은 사업량 측정을 제대로 못해 2002년도 사업비를 ‘유구정비’로
책정했다가, 뒤늦게 올 8월 ‘발굴조사’로 지침변경을 하기도
했다.

더구나 문화재청은 1995년 발굴계획 수립당시 ‘복원은
사찰 자부담으로 해야 한다’는 항목을 명시하고 있어, 애당초 복원 뿐만 아니라 발굴에도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10여년이 넘게 발굴조사를 벌였던 경주 황룡사지나,
16년동안 발굴했던 익산 미륵사지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는 있을 수 없는 처사”라며 “실상사의
발굴과 복원에 대해 전북도와 문화재청의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실 경주 황룡사지의 경우 1969년부터 1983년까지 14년에 걸쳐 발굴조사가
실시됐으며, 건물 상부가구재가 정확히 고증되지 않아 전체적인 복원은 이루어지지 못했고 기단부만 복원했다. 익산 미륵사지의 경우도 1980년부터
1996년까지 16년동안 발굴했으며, 1985년에는 조사와 병행해 유구에 대한 정화작업을 연차적으로 벌이기도 했다.

한편 실상사의 발굴조사는 1995년 사찰측 주장을 문화재청이 받아들여 10억5천만원의
예산이 편성된 가운데 추진됐으며, 용역을 맡은 부여문화재연구소는 1996년 12월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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