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작가 박완서(71)씨의 동화집 「옛날의 사금파리」(열림원刊)가 나왔다










원로작가 박완서(71)씨의 동화집 「옛날의 사금파리」(열림원刊)가
나왔다. '손때 묻은 동화'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작가의  유년시절을 소재로 삼은 자전적 동화집이다.
표제작은 조부모와 함께 개성에 살던 여덟살 난 소녀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서울로 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어머니의 서울
생활을 동경했던 소녀는 막상  서울에 이르러 궁색한 비탈길 위에 자리잡은 초가 문간방에 세든  어머니의  살림살이를
보고 크게 실망한다.
집 근처 감옥건물 홈통에서 미끄럼을 타고 놀던 기억, 처음 가본 이발소  풍경, 서울 아이들에게 촌뜨기라고 놀림받던 일,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잘한다고 어머니로부터 칭찬받은 일, 겨울방학 때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가서 친구들에게  서울  아이의 자만심을 뽐내던 일
등 1938년 무렵 서울의 산동네와 개성의 시골 풍경, 여자아이의 심리 등이 실감나게 묘사된다.
딸아이를 사대문 안에 있는 초등학교에 보내려고 친척 집으로 주소를  옮긴  뒤 가짜 주소를 외우게 했던 어머니의 뜨거운 교육열,
바느질을 하면서 들려준  어머니의 전래동화가 나중에 작가의 문학적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 사연 등도 소개된다.
표제작과 함께 아기가 세상과 주변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그린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 비뚤어진 자연의식을 꾸짖는 '산과
나무를 사랑하는 법', 화가와  중매쟁이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쟁이들만 사는 동네', 아름다움에 대한 덧없는  집착을 그린
'다이아몬드' 등 네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표제작은 20년 전 잡지 「엄마랑 아기랑」에 연재했던 것으로 화가 우승우의 정감어린 삽화를 곁들여 이번에 새롭게 책으로 엮었다. 164쪽. 8천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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