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오지 낙수정마을










제목:도심속 오지 낙수정마을.

 

전주 남노송동사무소를 지나 중방위 치명자산쪽으로 오르다 보면 군경묘지 바로 밑자락에 허름한 마을이 눈에
띈다.

1950년 6. 25동란이 발발하자 피난민 200여명이 터를 닦아 오늘에
이르고 있는 낙수정 마을.

50년이 훌쩍 지나갔지만 조금만 골목을 들어서보면 옛 모습 그대로 피난민촌을
연상시키고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전주시의 한복판인 완산구 교동지역. 그러나 이곳은 도시개발은
물론 수십년 거듭된 도시계획에서 마저 완전 소외돼 녹색 환경시범도시에 문화 영상도시를 지향하는 2002년 전주시의 양면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군사정권이던, 개발독재시대건, 아니 민선자치가 시작돼도 이곳은 희망이 없다.
 

가옥이나 도로변, 어디를 둘러봐도 대한민국 녹색경영대상 최우수상 및 최고의
단체장을 받은 행정의 손길을 찾아 볼 수 없음은 마찬가지다.

수십 차례, 수백 차례 전주시 당국에다 주거환경개발을 촉구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조금 기다리라는 메아리만 계속 될 뿐이다.

주민들의 요구나 민원은 이제 의례적으로 반복되는 민원축에도 끼지 못한다.
주민들도 지치고, 분통을 터뜨릴 힘도 없다. 무너지고 있는 지붕도, 갈라지고 있는 담도 제대로 보수 할 수 없는 기막힌 현실에 서 한숨만을 토해낼
뿐이다.

이곳은 200세대, 8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이중 30여
가구는 전주시에서 지원되는 20만원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여기에다 60%가 막노동을 하면서 하루를 살아가는 빈곤층인 주민들은 흉물스런
가옥만이라도 마음대로 고칠 수 있다면 좋겠다는 한숨 섞인 목소리다.

전주 군경묘지 시내버스 종점을 기점으로 오랫동안 손을 쓰지 못해 쓰러질 것 같은 가옥들이 즐비하고 상하수도시설
조차 안돼 있어 말 그대로 시당국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받은 지역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이곳은 지난 1966년부터 공원녹지지역으로 묶여 있다. 부지는 본인들 소유지만
공원녹지지역으로 묶여 있는 바람에 증개축을 주민들 맘대로 할 수 없다.

또한 상수도 시설과 소방도로가 갖춰져 있지 않아 불이 나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가옥들이 전소될 우려가 있어
그나마 삶의 터전을 잃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 같다.

이곳에 40년간 정착해 살고 있는 박인권씨(54)는 “담벼락이
허물어져 개축하다가 이를 저지하는 전주시 관계자와 수 차례 몸싸움을 벌였다”면서 “공원녹지지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또 한 주민은 “선거 때 현 전주시장도 이곳에 찾아 와 유세를 통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껏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곳에 한 할아버지는 “상수도 시설이 안돼 있는 지역은 아마 대한민국에서 이 곳뿐일 것”이라면서
“전주시가 상수도시설이라도 해 줘 주민불편을 해소 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상수도시설 등 도시기반시설이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돈이 없어 떠나지 못할 뿐이지 돈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 일대는 공원녹지지역이어서 증개축이 어렵다”고 말하고 “그러나
집단취락지역의 경우 증개축을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복산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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