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진정한 허브메카가 되려면










남원, 진정한 허브메카가 되려면

 

이 민 영

2006 남원 세계허브산업엑스포조직위 사무국장

 

‘글로벌시대’니, ‘글로벌전략’이니 ‘글로벌’을
외치다가 어느 새 우리는 ‘글로벌 경쟁’이란 험난한 환경 속에 갇혀 있다. 이제 개인이나 기업, 아니 지자체나 국가도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나갈
방법이 묘연하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우리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지구촌의 환경이다. 그렇다면 이 심화되는 경쟁적 환경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그것은 그 나름의 블루오션을 만들어 나가는 길 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특색 있는 것을 찾든 지, 아니면 특성화를 만들든 지 상대보다 앞서나가는
것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남원에서 허브산업엑스포를 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타 지역보다 한 발 앞서 나가게 한 탁월한 선택이다.

 

3년 전, 2003년 말쯤의 일이다. 당시 전주에서는 세계발효식품엑스포를 한창
준비 중이었다. 남원에서 허브엑스포를 한다는 소리가 들려 이 작은 지역에서 무슨 엑스포를 여기저기서 하자는 건가 하며 의아로운 생각을 가진 기억이
있다. 그 때 남원시장은 지리산이 한국의 자생허브 1천여종 이상이 있는 한국허브의 보고라며 이러한 천혜의 조건을 활용하여 남원을 세계허브의 메카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남원과 지리산자락에 허브산업의 클러스터가 형성된 것도 아닌데 어떻게 맨땅에 헤딩 하는 식으로 무모하게 하자는
것인지 정말 우려스럽기도 하고, 심난하기까지 하였다. 얼마 후 남원에서 세계허브산업엑스포를 한다고 발표되었다. 그 당시 들리는 바에 의하면 광주에서
무등산을 중심으로 자생 허브의 연구가 진행되고, 춘천에서 강원도 허브단지 육성정책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아마 그 당시 남원시장의
발 빠른 조치가 없었다면 이게 지금쯤 광주나 춘천 같은 지역에서 하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살다보면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마 이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된다. 남원에서 이런 아이템이라도 만들어 중앙정부를 설득하였기에 좋은 일들이 생겼지 말로만 도와달라면 돕고 싶어도
돕지를 못했을 것이다.

 지난 8일 ‘2006 남원 세계허브산업엑스포’가 막을 내렸다. 이번 엑스포는 지난 번의 그것과 달리 산업엑스포로써
확고한 자리매김을 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남원지역의 경제활성화와 기업유치, 그리고 웰빙 허브산업 특구로써 밝은 전망들이 예견된다. 허브의 산업화는
아로마분야를 비롯한 많은 산업분야가 있지만, 이번은 음식과 식품산업에 강한 우리 전북과 남원의 강점을 살려 ‘허브음식 개발과 식품산업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처음으로 16개 기업으로부터 MOU를 체결하는 등 산업엑스포로써 실적을 거두었다.

 

남원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심정으로 허브산업을
새롭게 인식하고, 점검해 나가야 한다. 엑스포 행사를 마쳤다고 발 뻗고 자려고 한다면 세월은 또 쉬 지나간다. 내년 이맘 때 하는 행사이러니 생각한다면
남원의 허브산업 육성정책은 실종되고 말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허브를 연구하고, 허브산업을 어떻게 하면 남원시와 접목시킬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당장 내년 행사를 위한 조직위원회를 조직하여 하루라도 빨리 서둘러야 한다.

 

남원시 지역경제과가 되든 허브산업연구센터가 되든 남원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MOU를 맺은 기업체, 행사에 참가한 해외기업 및 국내업체를 챙기고, 이들과 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이번 행사에서 진행된
기업간(B2B)거래, 기업과 소비자간(B2C)거래 상담, 설문조사, 구매의향 조사, 대형유통업체
CEO, 국내외 전문가, 100만명의 관람객 이 모든 것들이 남원의 자산이다. 이 소중한 자산을 버릴 것인가 아니면 두고두고 유용하게 활용할 것인가는
남원시와 시민의 몫이다. 남원이 허브라는 식물을 통해서 잘 살게 될 것인가, 아니면 그저 지리산에 흐드러진 잡초 같이 무가치한 것으로 방치할 것인가는
시당국과 시민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짧은 기간일지라도 남원에 체류하며 남원 발전을 위해 일조한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어 이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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