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예순 아홉이지만 아직 충분히 일할 수 있습니다










“내 나이 예순 아홉이지만 아직 충분히 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불러주질 않아요.”

김영진 할아버지(가명·전주시 완산동)는 1년 가까이 일자리를 찾아 이곳 저곳을 헤매고 있지만 아직까지 직업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10년이 넘게 당뇨병을 앓고 있는 부인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병원비 대기가 힘든데다
아침마다 달리기를 할 정도로 건강한 자신이 아무일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 때문이다.

김 할아버지는 “집사람 병원비도 문제지만 아직까지 체력이나 성실성면에서 젊은이 못지 않은데 도대체
불러주는 곳이 없다”며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노인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지 않느냐”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도내 60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5%를 넘어서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지만 구직 노인들의 취업문제는 심각하다.

지난해 말 현재 201만3천923명의 도내 인구 가운데 60세이상 노인은 31만1천639명으로
15.5%에 달한다.

이처럼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턱없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주와 군산, 익산, 김제 등 도내 4곳에서 취업알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대한노인회
전북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동안 김씨의 경우처럼 취업을 희망한 노인은 모두 1만9천703명에 달하지만 취업을 한 노인은 22%인 4천348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중 자치단체가 실시한 취로사업, 일손돕기 등 1개월 미만의 일자리를 얻은
노인들을 빼고 나면 취업인원은 전체 취업희망노인의 2%인 300명이 고작이다.

대한노인회 전북연합회 김용안 총무부장은 “일할 능력은 있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구직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 들어 날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반면 갈수록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선 관계자들은 노인들의 취업이 어렵기만 한 것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행정당국의 생색내기 정책과
노인들을 무시하는 구인처(求人處)의 냉대 때문이라며 보다 실질적인 정책 개발과 사회적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영무기자 kim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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