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정동영, 고건]

고건 전 국무총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엇갈린 대권 행보가 묘하게 대비되고 있다. 현실 정치의 한
복판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정 전 의장이 해외에서 정치적 재기 방안을 찾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는 반면, 오랜 기간 장외(場外)에 머물러 있던
고 전 총리는 본격적으로 장내 진입을 기획하고 있는 것.

고 전 총리는 내달 10일 ‘희망한국국민연대’를 출범시킨다. 고 전 총리의 정치적 결사체로 여겨지는 희망연대는 사회 각 분야의 명망가
및 전문가들이 참여해 고건 대통령 만들기에 나설 예정이다.

고 전 총리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희망연대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의 신중한 행보를 감안하면 고 전 총리의 상황 인식이 진일보한 셈이다. 실제 고 전
총리는 정치권으로부터의 5.31 지방선거 참여 권유를 뿌리치면서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 때문에 희망연대 출범은 고 전 총리의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고 전 총리의 희망연대 출범이 정계개편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 대선 후보군 부재로 고민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 입장에선 고 전 총리의 희망연대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몽골기병론’을 주창했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지난 15일 독일로 떠났다. 한달 간 일정으로 베를린자유대학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공부하고 있다. 기민하고 발빠른
정치행보가 트레이드마크인 정 전 의장이 ‘한
달’ 간이나 유학한다는 것 자체가 정가의 관심사다.

정 전 의장은 이번 기간 동안 통일과 안보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만큼 독일의 통일 사례를 연구하고 이를 남북한 실정에 적용하는 모델을 찾기 위해서다.

정 전 의장은 17일 이 대학 동아시아연구소가
주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있는 주변 4대 강국이 통일을 지원해야 한다”, “정전 협상의 당사자인 중국도 정전 협정 체제를 종식시킬 책임이 있다”, “한국은 아시아의 독일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정 전 의장은 “7.26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서울 성북을 지역에 출마해 달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권유를 받았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지방선거 책임을 지고 의장직에서 사퇴한 만큼 국민에게 다시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며 사양했다. 7.26 재보선이라는 단일성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는 대신, 보다 길고 폭넓은 대권 행보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주변 인사들은
전한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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