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좁고 협착한 길로











새해엔
좁고 협착한 길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02년도 훌쩍 지나고 이제 2003년이 시작되었다. 대개 사람들은 한 해의 처음엔 나름대로 이런 저런 많은
계획도 세우고 결심도 갖는다. 신년벽두에 세우는 그런 결심과 계획들이 온전히 실천되기만 한다면 분명히 훨씬 나은 인생들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결심과 계획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의지와 노력이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하나님이
주신 이처럼 귀한 기회인 이 새해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보고 계획들을 가져보지만, 무엇보다도
이 한 해를 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보다 좁고 협착한 길로 걸어야 하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해 본다.

무엇이
잘 사는 것인가? 많이 노력해서 많은 것을 가지게 되고, 많이 수고해서 높은 곳에 오르게 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며
성공하는 것인가? 그보다는 많이 노력하고 수고하여 진실 되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 보다 더 의미 있는 성공이요 그렇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 한 해는 보다 더 진실 되고 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한 해로 살아야 겠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 진실하게, 사랑하며
사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실로 어려운 것이며 그렇게 산다는 것은 좁고 협착한 길로 걷는 것이다.

하나의
예가 되겠지만 진실 되게 산다는 것이 역시 어려운 일이구나 하는 것을 체험한 적이 있다. 연말이 되면 으레 직장인
성도들은 교회에 낸 헌금명세를 기록한 기부금납부증명서를 발급해달라고 한다. 세금공제를 위한 연말정산을 위해서이다. 필자의 교회에선 이미 한 해
동안 성도들이 한 헌금 내역이 컴퓨터에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 않고 그것을 발급해 준다. 그런데 종종 그 헌금액수를 조금 올려서 기록해달라는
성도들이 있다. 안 된다고 해도 간곡하게 부탁하며, 자기가 아는 어떤 사람은 교회에서 그렇게 해서 제출했는데 왜 우리 교회는 안 되느냐고 한다.
이럴 경우 참으로 난처하고 그 곤경을 넘기가 어렵다. 그러나 그럴지라도 필자는 이를 단호히 거절한다. 이로 인해 교회출석을 중단하는 교인도 보았다.
이런 경우를 통해 진실하기가 참으로 어렵구나 하는 것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그럴지라도 잘 산다는 것은 진실 되게 사는 것이며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비록 그 길이 좁고 협착해서 그 길을 찾는
이가 적을지라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 길로 걸으라고 하셨다. 2003년 이 한해를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까. 좁고 협착한 길이라 해도 진실 된
길로 걷고 사랑의 길로 걸어야 하겠다.

/이재필 목사<전주초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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