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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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선 캠프에서는 ‘이유는
다르지만 해답은 같은’ 변명을 들을 수 있다. “안 가는 게 오히려 선거운동
하는 것이다”. “가면 뭐해, 어차피 몰 표가 나올 걸…” 대선 후보들이 전북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선거전이 초반을 넘어가고 있지만 도민들은 후보의
얼굴을 전혀 볼 수가 없다. 후보들이 전북은 안중에도 없고 영남·충청권에 주력하는 선거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두 후보 캠프의 분위기를 한 마디로 집약하면 ‘알면서
왜 물어 봐’다.  


물론 두 후보를 탓하기도 그렇다. 지난 대선은 물론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특정 당에 몰 표를 쏟아 부었던 전력이 있으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 더구나
‘기회비용’이라는 경제학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영남권에 주력해 발생하는 손익계산을, 양 캠프는 이미
산출해 놓았을 터이다. 다시 말해 압도적 득표율이 예상되는 지역에 가느니 영남 충청권에 주력하는 게 경제학 측면에선 이득인 셈.

그러나 전북의 입장에선 다르다. 최소한 후보의 유세는 들어봐야 표를 찍든 말든 결정할 것이 아닌가? TV토론에서 보는 모습과 유세장에서 느끼는 현실감은
실제 상당한 차이가 난다. 또 후보들 역시 지역을 방문해 봐야 애착도 생기고 관심도 가는 것이다. 그런데 방문조차 않고 표를 달라고 하니 도민들로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90%야. 그리고 사실 호남보다는 영남과 충청이 중요해. 도민들도 이해하실 거야. 언론에서 잘 전해 줘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캠프 관계자들의 말은 이처럼 비슷하다. 그런데 도민에게 이렇게 제안하면 어떨까? 오지 않는 후보에게
‘본 때’를 보여주자고. 전북을 뺀 그들만의 잔치에 들러리를 설 이유는 없으니까. /서울=김일현기자
ci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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