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전 10시30분 전주지방노동사무소 앞은 당장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










제목;
성숙한 시위문화를 보고 싶다

지난 27일 오전 10시30분 전주지방노동사무소 앞은
당장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니나 다를까 방용석 노동부장관을 만나기 위해 모인 민노총 소속 노조원들과 노동사무소 직원들간에 멱살잡이가 시작됐다.

서로 주먹이 오가며 사태가 심각해지자 결국 경찰이 투입됐고 예고된 것처럼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방 장관은 경찰의 호위 속에 시위대의 눈을 피해 빠져 나갔으며 몸싸움 끝에 한 여성 노조원이 실신하고
전경들의 모자가 벗겨져야만 했다.

이처럼 시위대와 경찰은 왜 항상 앙숙(?)이 되어야만 하는가.

무책임한 정부의 정책을 개선해달라는
시위현장에 남는 것은 찢겨진 옷가지와 경찰의 방패, 그리고 한숨섞인 담배연기다.

정작 정부의 책임자들은 얼굴도 보이지
않고 같은 젊은이들 끼리 폭력을 휘둘러야 하는 슬픔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시위대나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이나 옆집에 사는 이웃이고 먼 친척도 있을 수 있다.

나라의 정책 때문에 경찰은 매번 ‘악역’을
맡아야 하고 과잉진압이라는 멍에를 뒤집어 써 왔다. 그 과정에서 시위대들은 피를 흘려야만 했다.

전주노동사무소 시위만이 아니다. 지난 25일 ‘WTO 쌀 수입’ 문제로 시위가 벌어진 정읍시청 앞에서도 경찰과 농민만이
현장에 있어야 했으며 지난 23일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군산미군기지
앞에서도 경찰과 시위대가 몸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모두 원인제공은 다른 곳에 있는데 경찰과 시위대만 싸움을 해야 하는 현실이 일반화 돼버렸다.

원인은 시위자나 진압에 나선 경찰 모두에게 있다.

집회는 자신들의 주장과 의사를 전달하는 데 그 뜻이 있다. 때문에 그것이 과격하거나
군중심리에 의한 폭력적이어서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진압에 나서는 경찰도 마찬가지다. 마치 폭도를 다루듯 할 것이 아니라 시위자들을
믿어 보라는 것이다.

시위자나 진압 경찰 모두 한발씩 물러나 인내심을 가져준다면 피를 흘리는 충돌은 없을 것이다. 서로 참고 기다려주는 성숙한 시위문화를 보고 싶다./복정권기자 b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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