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드라마, 억지를 부리지 않는 드라마가 필요하다










현실적인 드라마, 억지를 부리지 않는 드라마가 필요하다

                                                                정 
동  란

 

TV는 현대인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일일 연속극 시청은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다. 크게 집중하지 않고도 시청할 수 있는 일일 연속극을
만들기 위해 드라마 작가들은 극 내용과 인물구도를 가능하면 단순화시킨다. 몇 회분만 보아도 극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예상할 수 있는 일일 연속극의
전개방식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은 연속극에서 자신의 일상을 인식한다. 일일 연속극은 한 회 안에 분명한 극적 갈등과 위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극적 갈등과 위기를 만들기 위해 현실성 없는 성격과 인물구도를 만들면서 극은 많은 억지를 부리게 된다.

현대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사람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 또한 다양해졌다. 그러나 요즘 일일 연속극은 아직도 70년대 경제성장시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잘 살아
보겠다는 일념으로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앞 만 보고 사는 사람들이 3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드라마 주인공들이라면 이는 엄청난 시대착오이다. 변화된
그리고 변화되어 가는 현실조차 담지 못하는 드라마에서 앞으로 변화되어야 할 우리의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MBC에서 방영되고 있는 아침드라마 <황금마차> (최윤정 극본, 배한천 연출)를 많은 시청자들이 MBC 최악의 드라마라고 질타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이복자매인 언니 유정(임지은 분)과 순정(엄지원 분)을 통해 현대적인 여성상과 전통적인 가치관 사이의 충돌을 보여준다.

미혼모인 유정은 아들 두리를 친정에 맡긴다. 두리는 순정(엄지원 분)을 엄마로 여기고 자란다. 과거를 숨긴 채 재벌 가의 장남 강석(홍학표 분)과 결혼한 유정은 결혼
후 자신의 과거와 엮여 있는 친정식구들과 인연을 끊고 살아간다. 그러나 시동생 한석 (이주현 분)이 순정과 사랑하는 사이가 되면서 또 다시 친정식구들과
얽히게 된다. 유정은 두 사람의 결혼을 방해하기 위해 두리를 도둑으로 몰면서까지 온갖 계략을 꾸미지만 두 사람은 결국 결혼에 성공한다. 드라마는
같은 집에 살면서 겪게 될 유정과 순정의 충돌로 이어질 듯 하다.

TV 드라마 작가라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을 것이다. 아침드라마의 시청자들은 대부분 가정주부이다. 이들은 현대적 여성을 가족이나 자식을
희생하면서 까지 자신의 야망을 채울 만큼 비도덕적이고 반인륜적인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황금마차>는 현대적 여성을 야망에
눈먼 여성으로 단순화시키면서 악역을 강요한다. 시청자들이 이러한 여성인물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일방적인 수용자가 아니다. TV 드라마 작가들은 이제 쌍 방향 의사소통을 염두에 두고 시청자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깊이 있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럴 역량이 있는 드라마가 없다면 프로그램에서 연속극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 시청자들을 TV 앞에 잡아 두지 말아야 한다. 우리 나라
사람의 일인당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이 거의 3시간에 가깝고, 그 중에 일일 연속극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적지 않다고 한다. TV 드라마 제작자는
TV가 시청자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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