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초대석 –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이인권 예술총감독










수요 초대석 –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이인권 예술총감독

 

올해부터 2년동안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을 이끌어 갈 예술총감독 이인권씨(55)는
‘CEO’로 불리길 원한다.
그가 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문화예술도 전문가에 의해 전문적으로 경영돼야 한다는 지론 때문. 14일 오전 이 감독을 만나 소리전당에 대한 비전과
계획을 들어봤다.

-실제 호적상으론 양띠라고 들었습니다만.

“어떻게 아셨죠?(웃음) 비밀인데…. 맞아요. 올해가 양띠해여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의미에서도. 이래저래 마음이 급해요.”

-전주에서 활동해 보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일단 일터와 숙소의 거리가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좋습니다. 삶의 질적 차원에서도 인구 5-60만명의 단위가 가장 살기 좋다는 것을 실감하지요. 모르긴 몰라도 전주에 사는 분들은 정말
행복할 것입니다.”

-전주에 대한 인상에 대해 한말씀 부탁합니다.

“역시 예향답더군요.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분들이
많았어요. 사실 예술이란 강팍하고 터프한 환경에서는 나올 수 없는 것이잖아요? 유유자적하고 넉넉한 인심도 인상적이었구요.”

-문화사업가로서 전략이 있다면요.

“먼저 히딩크식 전략을 꼽고 싶은데, 히딩크를 대단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대신 히딩크식 철학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국내 시스템이 문제라고 보지요. 히딩크가 11명의 팀웍을 통해 승리를 일궈냈다면, 저는
42명의 팀웍으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오케스트라는 1명만 제대로 호흡을 맞추지 못해도 화음이 깨져버립니다. 42명을 통제하는 지휘자
역할을 통해 ‘문화 히딩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예요.”

-현 조직을 진단해주시죠.

“무엇보다 문제는 지난번 경영팀의 후유증으로 인한 조직의 이완입니다. 모두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화합이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도 방관자가 되서는 안되지요. 직원들의 마인드를 업그레이드
시켜 한 호흡으로 임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 지역 문화에 대해 평가하신다면.

“사실 놀랐어요. 대부분 지자체들의 예술경영이 낙하산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반해, 소리전당에 민간위탁 제도를 도입한 데 놀랐구요. 또 투명하고 공정하게 심사하는 것을 보고도 많이 놀랐습니다. 전북의 선진적인
문화마인드는 높이 평가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외부의 힘을 수혈하는 한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계기를 이
지역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키우는데 충분히 소용돼야 한다는 이야기죠.”

-소리전당 운영에 대해 한마디해주시죠.

“공연을 몇 개 올리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백화점식
행사는 지양할 생각이예요. 지역기반을 키울 수 있는 행사위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사실 문화는 1-2년 안에 승부 볼 수 있는 분야는
아니잖아요. 적어도 100년은 내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주목하는 일이 친절교육이예요.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로 도민들께 봉사할 생각입니다. 다음은 해외 뿐만 아니라 남북간의 교류를 추진해 전당의 위상을 높일 것입니다. 저는 노하우와 채널을 총동원해
큰 그림을 그리고, 직원들은 하나로 뭉쳐 ‘비전’을 향해 질주할 계획이라고나 할까요?”

-CI에 대한 계획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래요. 제가 전당을 둘러보면서 느낀 것이 하나같이
표지판이 작다는 것이었어요. 이렇게 큰 시설도 드문데 시설을 안내하는 표시물의 글씨는 깨알같이 작아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체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아 궁리중입니다.”

-전북문화에 대한 외부 평가는 어떤가요.

“대단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제가 취임한 뒤로도
일산이나 성남 등 여러 지역에서 운영에 대한 문의가 많았습니다. 이들이 왜 관심을 갖겠습니까? 좋은 전략이니까 벤치마킹하겠다는 생각이겠죠.”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문화분야에 대한 생각은.

“사실 지역별로 문화편차는 정도가 꽤 심한 편입니다.
새정부가 지역분권을 통해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생각인데 문화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봐요. 정치나 경제는 1-2년내에 계량이
가능하지만, 문화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혹 개인적으로 이에 대한 구상이 있다면요.

“지역끼리 화합해 문화예술진흥협의체를 만들어 중앙에 대등하게 대응하는 방법이 좋다고
봐요. 그래야 장기적으로 지역문화들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구성중인 지역예술인 운영협의회는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말하자면 예술평의회 같은 것이지요. 자문과 감시 역할이라고나
할까요. 단체의 독선이나 전횡을 막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전북이 이 감독께 별로 낯설지 않은 곳이지요.

“맞아요. 저도 전북인이나 마찬가지예요.(웃음) 제가
태어난 곳이 금산이거든요. 태어날 당시만해도 금산이 전북에 속해있었잖습니까? 엄밀히 따지자면 전북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CEO로 불기길 원하는 이유라면요.

“사실 CEO라는 용어는 최고경영 전문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잖아요? 민간기업처럼 예술경영도 이젠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책임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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