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경찰도 거듭나야죠. 시민에게 있어강자가 아닌 조력자로 다가서야 됩니다.

”훈훈한 인상과 함께 너털 웃음을 짓는 마치 옆집 아저씨 같은 따뜻한 인상의 전주 모래내 지구대장 정정해경감(48).정 지구대장은 지난 3월 1일취임한 이후 직접 관내 순시를 돌며 업무 파악을 마친 뒤 본격적인 치안업무에 나섰다.

정 지구대장이 바라본 모래내 관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취자’다.

재래시장과 조그만 상가들로 이뤄진 동네다 보니 술에 취해 다투는 사건이 비일비재 하다는 것.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보면 2~3만원 소액을 놓고 다툼이 벌어지는일이 허다하다.

이때마다 사건처리를 시켜 벌금형이 내려진다면 서민들의 가정 경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불을 보듯 훤해 대부분 이해 당사자를 설득하고 합의시켜 집에 돌려 보내는 일이 태반이라는 정 지구대장의 설명.“법은 최소한이에요. 인간이 서로 살아가면서지켜야 할 최소한이 바로 법 아니겠어요. 이 최소한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시민들 모두에게 법의 잣대를들이 댄다는 것은 권력이나 다름 없죠”정 지구대장은 모래내 지구대 관내 5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경찰이기보다는 한명의 서민으로 사건에 접근해 달라”고 부탁한 뒤 묵묵히 이를 지켜나가고 있다.

하지만 훈훈한 인상의 정 지구대장의 얼굴에도 주름살이 질 때가 있다.

이때는 보통 만취 시민이 경찰서에 들어와 행패를 부리는 경우다.

정 지구대장은 취임 25일만에 관내 상습적인 ‘경찰서습격범’ 70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이들을 요주의 대상으로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최근엔 한 취객이 들어와 침을 뱉고 소리지르고 집기를 발로 차는 등 난동을 부리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사건 처리를할까 하다 달래고 달래 집에까지 손수 모셨다.

다음날 취객을 불러 전날 녹화됐던 CC-TV를 보여 준 후 “한번만 더 이 같은 일이 발생하면 사법 처리하겠다”고 경고하고 다시는이 같은 일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아뒀다.

이 같은 정 지구대장의 훈훈함과 섬세함은 벌써부터 관내 주민들에게 알려져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정 지구대장은 덕진경찰서 본원에 근무할 당시 ‘범죄환경지도 분석’이란 연구결과를발표, 사고 다발지역에 대한 지도 및 특별관리법 도입으로 덕진경찰서 관내 범죄의 20%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강모기자 kangmo518@(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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