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 曺植(조식)은 자신의 삶에서 누구보다도 역경의 가르침인 ‘늘 깨어 조심하고 의를 중시한다’는 뜻의 敬義(경의)를 실천했다.

坤(곤)괘 괘사와 문언전을 살피면 敬은 直(직 - 곧음)에서 나오고義는 方(방 - 방정함)에서나오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남명은 평생을 敬과 義, 즉直과 方을 추구했다.

이 直과 方을 유지하며 敬과 義를 실천하기 위해 惺惺子(성성자 - 늘 깨어있는것)라는방울과 敬義劍(경의검)을 지니고 다녔다.

그 만큼 자신에게 엄정했다.

그러기에 평생 벼슬이 없었어도 두려울게 없었다.

물론 그의 학문 등에 대한 후세의 평이 엇갈리는 경우도 있지만적어도 자신을 옳게 지켜내려는 그의 실천적 노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사람이 살다보면소신과 원칙을 지켜낸다는 게 결코 쉬운 게 아니다.

때에 따라선 어쩔 수 없이 현실과 융합해야 하고부정을 눈감아줘야 하고 소신을 접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남명은 어떤 경우에도 경의에 어긋나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 추호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런 엄정한 삶의 태도 때문에 많은 적대관계가 형성됐고 학문적 대를 잇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했지만, 그래도 조선 중기 성리학 남명학파의 태두요 원칙과 소신의 실천가라는 역사적 평가는 남긴 위대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점들 때문에 기자도 젊은 날 그를 무척이나 닮고 싶어 열망했던적이 있었다.

뭣보다 ‘벼슬이 없어도 두려울 게 없는 삶’이 그렇게 매력적이고 좋아 보여서였다.

그렇지만 그의 발뒤꿈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直方을 지켜내지 못했다.

역경의直方大不習无不利(직방대불습무불리-곧고 방정하고 크니 익히지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라는 가르침대로 우리 삶에서 直方처럼 절실히 유익한 것이 없는데도 말이다.

/서재철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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