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대운하를 착공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물의를 빚었던 국토부가 비밀리에 ‘대운하 추진기획단’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1차관은 29일 오후 5시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대운하 관련 의혹에 대해 “대운하사업을 위한 ‘비밀기획단’을 구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 차관은 대운하를 추진하기 위한 관련 사업단을 운영했던 사실은 일부 인정했다.

권 차관은 “새 정부 조직개편 이후 잉여 인력을 활용해 여러 개의 TF를 구성했으며, 그중 하나인 국책사업지원단에서 운하를 포함해 여러 SOC사업의 효율적 추진방안을 검토하려 했으나 최근 조직개편 취지에 맞춰 폐지했다”고 말했다.

권 차관은 “대통령 공약사항인 대운하는 대선당시부터 경제성, 환경영향 등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민간제안이 들어오면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가겠지만,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해 사전 준비를 했음을 시사했다.

즉, 대통령 공약인 대운하를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미리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인 셈이다.

권 차관은 “대운하 사업은 검토할 사항이 많으므로 민간제안서가 제출되기 전에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책무”라고 말해 이를 확인시켜 줬다.

그는 “정부는 앞으로 대운하사업 민간제안서가 제출되면 광범위한 여론수렴과 적법절차를 거쳐 국가경제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해 사실상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앞서 국토부는 과천 정부종합청사 인근 수자원공사 서울지역본부에 국토부 공무원들로 구성된 대운하 추진기획단을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물의를 빚었다.

한나라당이 최근 대운하를 총선공약에서 제외하는 등 정부와 여당이 겉으로는 쉬쉬하며 뒤로는 이미 건설회사의 제안에 대비해 물밑작업을 벌인 것이어서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지난 24일 논평에서 “국민을 우습게 알아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4월 총선이후 대운하 사업 추진을 위한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또 “총선이 끝나면 바로 건설업체들은 대운하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것이고,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은 일사분란하게 사업검토의견서를 제출할 것이고, 기획재정부는 간단하게 적격성 심사를 마치며 화답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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