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의 골 풍년을 이끌고 있는 토종 골잡이들의 선전이 눈부시다.

지난 8일 포항스틸러스와전남드래곤즈의 경기를 시작으로 지난 30일까지 3라운드 21경기를 마친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 2008에서현재까지 14개 구단이 기록한 총 득점은 58점이다.

경기당 평균 2.76골이 터졌고,0-0 무승부 경기는 지난 2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서열린 부산아이파크와 광주상무의 경기가 유일하다.

1라운드서 20골을 기록, 역대 최다기록과 타이를 이뤘고 2라운드서도 20골, 3라운드서는 2골이줄어든 18골이 전국 7개 구장서 쏟아졌다.

특히 국내파 선수들이 초반 득점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팬들의 마음을 더욱 뿌듯하게 만들고 있다.

성남일화의 '새내기' 조동건(22)은 지난 29일 제주유나이티드와의원정경기에 선발출장, 전반전에만 2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팀 승리를 이끌었다.

신인이 데뷔전서 2골을 기록한 것은 지난 9일 대구FC전서 2골을몰아친 경남FC의 동갑내기 서상민(22) 이후 올 시즌 두번째이자K-리그 역대 4번째 기록이다.

이외에도 대구의 황지윤(25)과 이근호(23)를 비롯해 수원삼성의 이관우(30), 부산 김승현(29), 광주의 김명중(23) 등이 3라운드 현재 나란히2골씩을 기록하며 득점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닌 수비수,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득점을 이뤄냈다는 점이 기록을 더욱 빛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K-리그 득점왕 경쟁을 주도했던 외국인 공격수들 중 현재까지이들과 경쟁하고 있는 선수들은 인천유나이티드의 라돈치치(25), FC서울의 데얀(27),수원의 에두(27, 이상 2골) 등 3명 뿐이다.

이처럼 토종 공격수들이 득세하는 이유는 올 시즌 공격축구를 선언하고 나선 K-리그각 구단 감독들의 전술 탓으로 분석된다.

리그 초반 홈 팬들 앞에서 화끈한 경기를 보여야 이들이 또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은 감독들이 재밌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작용, 수비보다는 공격적인전술을 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공격적인 전술은 다방면에서 득점을 올릴수 있는 초석이 됐고, 결국 현 득점판도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변병주 대구 감독은 지난 30일 서울전을 앞두고"우리 팀은 수비수들의 1대1 능력이약해 다른 팀에 비해 실점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재미없는 축구는 싫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팀은 항상 (골을) 넣고 먹고 드라마틱한 경기를 펼친다.

후반기서 정말 승점 1점이 필요해 수비적인 전술을 구사하게 될 때도있겠지만 홈 경기서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팬들이 재밌어하는경기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호 대전 감독 역시 올 시즌 '재미있는 축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펼칠 때 비로소 구단과 리그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후반기 K-리그서 순위싸움이 치열해질 경우 과연 지금의공격축구 패턴이 유지될 수 있을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외국인 골잡이들이 다시 득세할 경우 국내파선수들이 지금 같은 활약을 펼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팬들을 위한 축구'를펼치겠다는 각 구단 감독들의 다짐은 현재까지 지켜지고 있다.

이들의 소신이 꺾이지 않는 한 당분간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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