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내에서도 노사갈등으로 인해 2곳이 직장폐쇄라는 극단적인 처방이 내려졌다.
이로 인한 근로자들의 고통은 깊어가고 있다.
하지만 노사갈등을 모범적으로 해결한 노조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노총 소속 전북은행 노동조합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 노사는 상생하는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끝임 없는 대화와 설득으로 노사평화를 선언하고 올 임금동결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 냈다.
따라서 본보는 이강본 노조위원장을 만나 그 비결과 노조갈등의 원인과 개선방안 등을 일문일답형식을 빌어 들어 봤다.(편집자 주)


-지난해 전북은행직원들이 임금동결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했는데 그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지난해 전북은행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이 많았던 시기였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감독원기준에 맞춰 건전성 강화를 위해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 졌으며, 은행권의 사회적 책무를 위해 휴면예금의 사회적 반납으로 이익이 줄어들었고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불확실한 금융환경에서 은행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동조합은 임금동결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해 전북은행이 비 정규직을 정규직화 한 것은 지역사회에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진행하게 되었습니까.
“비 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의 단적인 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규직과 동일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비 정규직 직원들의 설움을 때로는 잊고 근무해 왔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비 정규직 직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고용불안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노동조합이 할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냥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건비 및 비용상승으로 은행 경영에는 일시적으로 무리가 따르겠지만 정규직원들의 임금동결이라는 큰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항상 직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역할과 책임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2009년 자통법 시행과 이명박 정부의 금산분리완화 등 소형은행들에게 불리한 금융정책들이 시행될 거라 예상되는데 어떻게 대처해 나갈 생각입니까.
“이명박 정부의 금산분리 정책은 금융권의 대형화를 조장하고 산업자본들의 은행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소형 은행들의 생존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지방은행은 생각을 달리 해야 합니다. 대형은행과는 달리 지방은행의 설립취지를 충분히 살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전북은행은 독자 생존한 은행입니다.
만약, 산업자본이 무력으로 전북은행을 인수하려 한다면 노동조합은 1천여 직원들의 힘으로 강력 대처해 나갈 것이며, 도민의 은행으로써 간판을 지켜내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프랜드리 정책으로 노동조합의 위상이 다소 좁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전임자 임금지급금지 문제는 가장 큰 문제라고 보여지는데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이번 정부는 취임 일성으로 친 기업정책을 강조하고 비 정규직문제를 포함한 노동현안에 대해 밀어 붙이기 식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특히 전임자임금지급금지 법제화는 노동조합 기능을 약화시켜 노동조합의 활동을 중단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노총을 포함한 노동계 전체적인 문제 이므로 상급단체들과 연대에서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축하 드립니다. 이 위원장께서 근로부문 자랑스런 전북인대상을 수상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에는 전북도가 제정한 산업평화 모범사업장으로 선정되어 큰 상을 받았는데 남다른 비결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웃음)개인적으로는 영광입니다만 이런 상은 개인이 잘 해서가 아니라 1천여명의 임직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제가 대신해서 상을 받게 된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금융기관 최초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평화선언을 통해 새로운 노사문화 정착과 상생을 위해 노력이 많은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노동조합은 투쟁을 앞세우기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사가 도민을 위한 것이 무엇이며, 은행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상생의 노사관계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조가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하고 있습니까.
“전북은행은 도민의 은행으로 1인 1주 갖기 운동으로 시작된 지역사회 은행입니다.
당연히 지역사회 기업으로서 각종 수혜복구 지원과 모악산 및 하천 가꾸기, 매년 독거노인들에게 쌀과 김치, 연탄 등을 나눠 주고 사랑과 희망의 호프데이를 통해 도내 불우 청소년을 위한 성금을 마련,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 노조는 은행노조이기에 앞서 소외된 지역민을 위해 고민하는 지역사회 노조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역할과 책임을 다 할 생각입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도민들과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간단하게 전해 주시지요.
“전북은행은 도민의 은행이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지역은행입니다.
전국10개 지방은행 중 7개가 외환위기의 환란을 맞아 살아졌지만 전북은행은 독자생존으로 38년 역사를 지킨 도민의 은행입니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지역도민과 상급단체와 연대하여 전북은행을 지켜나가겠습니다. 또한 노동조합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을 통해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한 최고의 직장을 만드는데 온 몸을 받쳐 헌신하겠습니다. 도민들의 많은 성원과 따가운 질책을 부탁 드립니다.”
 
(이강본 위원장은)
듬직한 외모에서 풍겨나오 듯 강인하면서도 추진력이 강하기로 직원들로부터 평가 받고 있는 이강본위원장은 전주해성고등학교와 원광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현재 전북대학교 법무대학원 법학과(기업법) 3학기에 재학 중이다.


전북은행은 87년에 첫 발을 내딛디 후 2002년 전북은행 제14대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당선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2003년에는 전북은행 지역사랑봉사단을 창단했고 국책기관/ 국책은행/ 지방은행 협동조합 협의회 의장,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새만금 특별위원회 감사를 지냈다.
현재는 전라북도 지방고용심의회의 실무위원회 위원, 전라북도 노사정협의회 실무협의회 위원, 전라북도 경제살리기 도민회의 운영위원, 한국노총 전라북도 지역본부 사무처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완수기자 kwsoo@j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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