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철없다’느니 ‘철부지다’라는 말을 곧잘 쓴다.

좀 모자란다,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여겨졌을 때 쓰는 말이다.

여기서의 철은 절(節)이다.

‘철 없다’는 말은 ‘절(節)이 없다’는 말이고, 철부지라는 말은 절부지(節不知)다.

절은 '마디‘다.

대나무의 한 마디처럼 부분이되 시작과 끝을 갖는, 어떤 시종(始終)을 분명히마무리하는 의미를 지닌다.

즉, 절도(節道)나 절제(節制)를 뜻한다고 보면 된다.

결국 철 없다는 말은 절제할 줄 모른다는뜻이고 철부지란 절도나 절제를 모르는 부족한 자란 뜻이다.

우리 선인들은 절(節)을 참으로 강조했다.

절을 다시없는 지혜로 여겼다.

동양 최고의 지혜서인 역경에도 수택절(水澤節)이라 하여 ‘연못 위의 물’ 형상의 절괘(節卦)가 나온다.

연못은 물을 담아서 좋고 물은 연못에 담겨서 좋다.

모든 게 제자리이며 질서가 잡혔있다.

그래서 괘사에 절도는 형통하고발전을 가져온다는 뜻으로 절형(節亨)이라고 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절(節) 처럼 중요한 게 없다.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욕망이나 화를 참아내는절제의 절(節)이야말로 최고의 미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니지나친 이기주의 와 물질주의가 본격적으로 팽배해지기 시작하던 때부터 우리는 절제의 도를 잃어버렸다.

갖고싶으면 가져야 하고, 버리고 싶으면 함부로 버린다.

도무지거침이 없다.

행위의 모든 게 욕망 위주다.

더 높은 명예, 더 많은 소유를 갈망하는 모습이 끝이 없다.

언제든 자기 앞에 큰감을 놓아야 하고, 자기 이익에 반한다싶으면 죽기살기 식 투쟁이다.

그렇다고멀리 보는 것도 아니다.

그저 목전 이득에 목청 돋구며 핏대 세운다.

정말이지 이건 아니다.

삶에서가장 필요한 건 절제인 절이다.

절제할 때 깔끔하고 아름답다.

철없거나철부지가 아닌, 절이 있고 절을 아는 삶을 살아가자.

 /전북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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