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구도심 활성화 및 보행권 보장 차원에서 조성된 고사동 ‘걷고 싶은 거리’가 차량진입으로 오히려 걷기 불편한 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주정차 차량들 때문에 곡예 하듯 요리조리 피해 다녀야 할 실정이라면보행자를 위한 도로서의 의미는 이미 상실했다 할 것이다.

걷고싶은거리는 썰렁해진 구도심에 인파를 끌어들여 주변 상가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전주시가 지난 2003년 조성했으며 매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차량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초기에는 차량진입 제한이오히려 영업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상가들의 반대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걷고싶은거리’라는 이미지에 힘입어보행자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문제는시간이 지날수록 걷기 어려운 거리로 변질돼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5년 동안 제대로만 운영해왔다면   지금쯤은 전주시가 자랑삼을 만한 특성적 거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 테지만 상황은 오히려 정반대다.

주변상가들이 거리 내에 주차장까지 마련해 두고 진입제한 시간대에 차량을 진입시키는가 하면 당국도 진입차량에대한 범칙금 처벌규정만 두었을 뿐 차량 진입을 방치하고 있어 걷고싶은거리는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전주시의 특성거리 조성 시책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전주시는걷고 싶은 거리를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거리로 방치할 요량이라면 시책을 폐기하던지 그렇지 않으면 확고한 정책의지로 거리의 특성을 제대로살려내야 한다.

‘걷고 싶은 거리’ 명패가 걸린 길에 주정차차량들이 늘어선 현장은 전주시의 탁상행정을 그대로 드러낼 뿐이다.

특히 관광차 들른 외지인들에게는 조롱거리로안성맞춤이다.

전주시는 ‘걷고싶은거리’를 더 이상 걷기 불편한 거리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시민의식을기대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

시민의식만 탓할 일이 아니다.

명칭에걸맞는 거리로 자리매김을 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이제는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차량진입 제한에 현실적 한계가 있다면 명칭을 ‘보행자 위주 거리’로라도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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