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소비풍조 변화가 국제 석유시장 경유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 경유가의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현재 휘발유 값의 92~93% 수준인 국내 경유가격이 3월 셋째 주의 국제 경유시세가 반영되는 다음 주 부터는 휘발유와 비슷해질 전망이다. 국내 석유제품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은 안정세인 반면 경유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첫째 주 ℓ당 735.4원 하던 국제 경유가격이 셋째 주에는 852원 까지 치솟아 116.6원 올랐다. 이에 비해 국제 휘발유 가격은 652.3원에서 688.7원으로 36.4원 오르는데 그쳤다. 최근 중국의 경유 수요 급증현상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경유가는 지난 3월 셋째 주 까지 휘발유가의 80% 후반 대를 유지했으나 3월 마지막 주에 90%를 상회했다. 그동안 세제에 힘입어 휘발유 보다 싼 값을 유지했던 국내 경유가격이 국제시세에 떠받쳐 휘발유를 추월할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국제 석유시장 가격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다. 제조단가가 더 높고 연비가 좋아 수요가 더 많기 때문이다.

석유제품의 세금 비중이 낮은 미국ㆍ캐나다ㆍ영국 등은 주유소 판매가격도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다. 우리나라도 세전 가격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높다. 경유 세금이 휘발유의 71% 수준이어서 세후에 가격이 역전돼 낮아져 싼 것이다.


그런데 국제 가격이 치솟아 세금으로 가격 역전현상을 유지하기에는 한계점에 이르러 재역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 등록차량 1642만대(버스 트럭포함) 중 휘발유차량은 49.2%, 경유차량은 37.1%다. 휘발유 보다 낮은 경유 세금을 믿고 휘발유 차량보다 비싼 경유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세금조정요구 아우성이 한층 더 커지겠다.

/ 은동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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