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우진문화공간설립과 함께 시작된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이 올해로 열여덟해를 맞아 남자명창 다섯 명을 초대했다.
14일부터 18일까지 매일오후 7시30분 우진문화공간 1층 공연장에서 귀하디 귀한 그 이름 ‘男子명창, 다섯’을주제로 송재영·전인삼·황갑도·윤진철·왕기석 명창이 차례로 흥보가와 춘향가, 적벽가, 심청가, 수궁가를 들려준다.
#송재영명창의 동초제 흥보가흥보 박 속에서 동자가 나와 온갖 진귀한 약을 주는 대목과 부자된 흥보집을 아기자기하고 현장감 있게 묘사한 대목, 놀보제비가 원수 갚을 박씨를 물고 나오는 제비노정기 등 백미로꼽을 만큼 흥미로운 흥보가를 송재영명창의 소리로 들려준다.
형제우애와 더불어 권선징악에 대한 결론을 확실하게 나타내주고 있는 동초제흥보가를 중요 문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인권혁대씨와 호흡을 맞춘다.
송 명창은 임실 출생으로 도지정 무형문화재 2호 이일주 선생 심청가 이수자. 2003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명창대회 명창부 장원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동초제 판소리 보존회 이사, 도립국악원 창극단지도위원, 전라 ‘예인청’ 대표, 원광대 국악과에 출강중이다.
#전인삼 명창의 동편제춘향가동편제는 전라도 동북 지역의 소리제로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그저 목으로 울리는 소리가 특징이다.
동편제 소리는 소리꾼의 풍부한 성량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만큼 전인삼명창의 기교가 적게 들어가는 대신 쭉쭉 뻗는 우렁찬 소리에 귀기울여볼 만하다.
타악그룹 천지소리 대표인 고수 조용안씨가 북채를 잡는다.
전 명창은 추계예술대 국악과와 용인대 예술대학원 국악과를 졸업하고제23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장원으로데뷔했다.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 전인삼동편제 판소리 연구원장, 전남대 예술대학 국악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황갑도 명창의 박봉술제 적벽가 황갑도 명창의 박봉술제적벽가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박봉술~송순섭명창(현 무형문화재 제5호 보유자)으로 전승되는 동편제 소리다.
적벽가는 장수와 군사들의 늠름한 자태와 기상, 격돌하는 대목이 많아엄숙한 발성과 서슬 있는 우조성 소리가 특징이다.
격렬한표현을 구사하는 황갑도 명창의 박봉술제 적벽가는 국립민속국악원창극부 단원이자 고수인 송세운씨와호흡을 맞춘다.
황 명창은 서울대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하고 박동진·강도근·송순섭 명창에사사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이수자로 광주 국악대전 명창부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국립민속국악원지도위원을 지내고 있다.
#윤진철명창의 보성소리 심청가다양한 소리가 모여서 이룩된 보성소리는 다양한 창제를 구사하지 못하면 잘 부를 수 없다는 고난도 창법. 윤진철 명창의 작은 체구에서 품어져나오는 폭넓은 소리성음과 특히 실하게 뿜어내는 저음으로 보성소리의 애원한 맛을 느껴볼 수 있다.
윤 명창은 보성소리 심청가중 ‘범피중류’ 대목을 중심으로 노래하며 전국 판소리 국악 경연대회 명창부 최우수상을수상한 고수 윤종호씨가 동참한다.
윤 명창은 목포에서 태어나 전남대 예술대학 국악과를 졸업하고 용인대 예술대학원 석사, 전남대 예술대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보성소리 정권진 명창에 사사했으며 제2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명창부 장원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제5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다.
현재 전남대에 출강중이다.
#왕기석명창의 박초월제 수궁가 왕기석 명창은 자신의 장기이자 수궁가의눈대목으로 토끼 간을 구하러 나가는 자라에게 토끼 형상을 그려 주는 ‘토끼화상’, 토끼 그림을 가슴에 품은 자라가 병든 용왕을 구하기 위해 비장한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가는 ‘고고천변’, 자라의 감언이설에 속아 죽을 위기에 놓인 토끼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토끼 배 가르는 데’ 대목을 꼽았다.
국립창극단 상임단원이자 고수인 조용수씨와 호흡을 맞추며 섬세한 감성표현과 사설의 뛰어난 전달력으로왕명창이 전하는 수궁가의 눈대목을 만날 수 있다.
왕 명창은 추계예대 국악과와 중앙대 대학원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이수자다.
2005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명창부 장원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현재 국립창극단 단원, 사)한국고전문화연구원이사, 전주시 예술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주희기자 qorf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