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 당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궂은 날씨가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7일 기상청은 선거 당일인 오는 9일 전국적으로 흐린 날씨를 보이다 이르면 오전, 늦어도 오후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으로는 투표날에 날씨가 화창하면 20~40대 젊은층들의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50~70대 장노년층은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20~40대들은 날씨가 좋으면 나들이를 나서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투표율이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비가 일정 량 이상 내릴 경우에는 전체 투표율이 떨어지고 흐린 정도면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보고되고 있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정확한 통계 수치가 없기 때문에 어떤 해석도 위험할 수 있다"면서 "다만 날씨가 맑을 때는 젊은 유권자들이 여행을 떠나거나 나들이를 하러 나서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비가 와도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서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의견도있다"고 말했다.

종합해보면 이번 선거일처럼 날씨가 흐리다 비가 내릴 경우에는 오전에 투표소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다 오후부터는한산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된다.

이 같은 해석을 따를 경우 날씨가 이번 총선에서 전체 투표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젊은층들의 투표율은 맑은 날씨 때보다는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민주당은 선거 당일 비소식을 일단 반기는 표정이다.

장노년층보다 일반적으로 개혁적 성향이 강한 20~40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민주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선거일에 비가 오면 20~40대들의 투표율이 높아진다는것이 일반론"이라며 "이들이 적극적으로투표에 참여한다면 민주당도 해볼만 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라고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대학생 등 젊은 층의 표심을 흡수하기 위해 대학교 등록금의 한계치를 설정하고 졸업 후 등록금을낼 수 있도록 하는 등록금 상한제 및 후불제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는 한편 서민.중산층 살리기 프로젝트를 적극 홍보하는 등 20~40대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박선숙 전략기획본부장은 "특히 젊은 층의 참여가 절실하다.

선거 당일 비가 온다고하는데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권자의 적극적 참여로 견제와 균형의 국회를 만들어주셔야 서민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비가 오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일반적인 주장에 대해 한마디로 "근거 없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당 관계자는 "어차피 투표를 할 사람은 하고, 하지 않을 사람은 안 한다"며 "특히 최근 20대 유권자 중 한나라당 지지자가 많아지는추세여서 투표율과 선거의 '유불리' 공식은 이제 구시대적 유물이 됐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투표율과 날씨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폭우가 내리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날씨와 투표율은 크게 상관이 없을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비가 오면 20대들의 투표율이 높아진다고 하는데, 반대로 평소 투표 참여율이높았던 50,60대가 투표장을 찾지 않을 수도 있다"고분석했다.

더욱이 최근 20대의 보수화 경향이 커지면서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단순 공식조차 파괴되고 있다는지적도 있다.

정치컨설팅그룹 '폴컴'의 윤경주대표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대선때는 역대 선과와 달리 젊은층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높았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젊은층의 표심이 민주당이 아닌, 한나라당으로 쏠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젊은층을 더 많이 투표장으로나오게 하기 위해 이들을 위한 '맞춤형 공약'을 내세우며투표를 독려할 계획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오늘도 방송을 통해 20대 청년 실업과 등록금 얘기를 할예정"이라며 "한나라당도 젊은층을 위해 이러한 공약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라고밝혔다.

한편 미국 정가에서는 선거날 비가 오면 공화당에 유리하다고 해서 '리퍼블리컨 레인'이라는말이 통용되지만 2004년 4차례의 허리케인을 겪으면서 '리퍼블리컨 허리케인'이라는신조어도 생겨났다.

당시 재선에 도전한 부시 대통령은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를자주 방문해 피해 복구를 위한 연방 예산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러한 행보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여당시 민주당 케리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섰던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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