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 도나, 도나/ 불평일랑 그만하고 농부에게 말해요/ 네게 누가 송아지 되라고 했나./ 너는 왜 자랑스럽고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제비와 같은 날개를 갖지못했나/ …불평은 그만해요. 누가 이 세상에 태어나라고 했나. 바람처럼 있는 힘을 다해 웃어라.”존 바에즈의 ‘도나 도나’. 불평이 터져나올 때면 흥얼거리는 노래다.

그러고 나면 바람처럼 있는 힘을 다해 일할 수 있었다.

전주CBS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인 윤영문씨(49·전주신흥고 음악교사) 역시 노래에 살고 노래에 죽는 이다.

봄 들어서면 그가 매년 학생들과 함께 하는 곡은 김동진의‘진달래꽃’. 자주 불러대는 18번이기도 하나 봄철 서정을 가장 잘 드러냈다는 점이 작용한 결과였다.

“무엇보다 그 내용의 역설요. 보내기 싫으나즈려밟고 가라는 반어법이 가슴을 녹입니다.

곡조는 또어떻고요. 꽃 뿌리는 모양을 상징화한 셋잇단음표의 쓰임새는 물론이고 반주 구비구비마다 흐르는 인상이딱 봄철 우리 산하지요.”합창에 대한 애정도 꼭 그만큼 유별나다.

전주신흥중 ‘보이스 콰이어’에 이어 ‘CBS소년소녀합창단’을 고집하는 것도 그런 맥락. 게다가 거침없이외치는 합창의 학습효과에 이르면 두손 두발 다 들어야 할 정도다.

“부모들이 문제에요. 합창단에 들면 공부를못하는 것으로 알아요. 정말 잘못된 확신이거든요. 합창에임하다 보면 자신을 절제하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그 결과 집중력이 뛰어나게 돼요. 학습하는 힘이 배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뿐 아니다.

전주CBS소년소녀합창단단원들의 경우 해외연주를 자주 다니는 통에 국제사회 경험도 넓힐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 일본 미국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 벌써 7차례 나들이를 다녀왔으며 올해도 7월미국 5개주 순회연주를 앞두고 있다.

그의 음악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클래식뿐 아니라 대중음악도과감히 선곡한다.

일 예로 장윤정의‘짠짜라’를편곡해 아이들에 부르게 했더니 엔지 한번 없이 CD녹음을 끝내더라며웃는다.

순창에서 태어난 그 역시 어린 시절 트롯의 대명사였다.

나훈아와 남진에 매료돼 그들 노래를 입에 달고 살았고, 가수가 되고싶어했다.

음대를 진학했음에도 대중가요는 여전히 그의 입에서 떠나지 않았다.

“노래에 격이 어딨어요. 불러서 그저 좋으면 되는 것이지요. 클래식이든 대중가요든 감동을주지 못하면 노래로 가치가 없어요. 영혼에 불을 지를 수 있는 음악이 중요할 뿐이지요.”군산대 음대를 졸업하고 그가 처음 교단에 선 곳이 전주 신흥중. 노래를 워낙 좋아하는 터여서 곧바로 ‘보이스콰이어’를 조직했다.

3~4년동안 성가를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중 신흥고로 발령이 났고, 이를 지켜보던 동료들 조차 어떻게 두고 가느냐고 애석해했다.

그러다 CBS소년소녀합창단과 인연이 된 것은 10여년 전. 인천시립합창단지휘자인 윤학원씨가 심어준 ‘합창’에대한 꿈을 이루는 순간이기도 했다.

뒤이어 이를 토대로 전북교회음악지도자협회 회장도 지냈다.

“윤학원씨는합창에 대한 개념을 심어준 분이시죠. 그 분의 음악은 신의 것처럼 무척 아름답습니다.

저 역시 그런 음악을 만들어내고 싶었어요. 이제 아이들의 목소리를통해 세계 곳곳에 사랑을 전하는 복음전도사가 돼야지요.”그의 꿈은 다시 업그레이드됐다.

CBS소년소녀합창단을 세계적인 합창단으로키워내는 것. 동남아를 넘어 아프리카까지 노래로 복음을 전함은 물론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다면더 이상 바람이 없다.

그에게 교단이나 합창단은 놀이터와 한가지. 고교시절 트럼펫 경험을살려 아이들에 단소, 소금, 일본악기인 ‘피페(작은 플룻)’를 가르치기도 한다.

교실이라는 형식도 과감히 깼다.

장판을 깔아 누워서도 감상할 수있도록 편안한 음악실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가 정리하는 음악론은 ‘인간애의 폭발적인표현’. 음악을 통해 감동을 전하고, 스스로그 열정 속으로 침몰하는 것 또한 영혼에 불을 지르는 일중 하나일 것이다.

‘진달래꽃’으로물든 봄날 아침, 그의 열정이 가슴에 뭉실뭉실 스며든다.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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