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이다.

그렇게매서웠던 동장군도 물러간 지 오래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여유 있게 집을 나섰다.

집에서 20여분을 걸어서 이르는 곳은 호젓한 개울가(전주천). 이곳 관청에서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인터라 물 맑음을 실감케 한다.

이런이유일까. 고기들이삼삼오오 떼를 지어 노니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은 광경중의 하나. 하천가에서는 이름 모를 새들이 억새와 갈대 숲 사이로 오가며 지저대고 있다.

이에응답이라도 하듯 건너편 억새숲풀 사이에서는 참새들이 떼지어 술래잡기로 응답한다.

참으로 정겹다 못해 옛날의 향수로 젖어 든다.

그 옛날 초가집 오두막에서동네 아이들과 손꿉 장난 하는 그 정겨운 모습 이상이다.

한참을 걸었을까. 오리과에속하는 2~3마리 물새들이 유유자적하면서 노니는 모습에 또 한번 시선을 멈추게 한다.

큰아들과 10여년차가 있는 막내아들은 장난기가 발동한다.

조그만 돌을 집어 새들을 쫓으려는 심사. 엄마가 말린다.

천변 산언덕이 뒤편으로 자리잡고 있는 따뜻한 의자에 잠시몸을 맡기면서 나는 이곳의 분위기에 도취된다.

음치로 소문난 목청이지만 이번 찬스만큼은 놓치고 싶지않다.

이곳 물새와 냇가가 어울리는 노래가사 생각이 났다.

어느유명 원로가수가 불렀다는 ‘물새우는 강 언덕’이란 노래로 입가에선 흥얼거리고 있었다.

연신 목소리는 더욱 커져만 간다.

‘물새우는고요한 강 언덕에 --- 그대와 둘이서 부~르~는 사랑노래~ 흘러가는저 강물 가는곳이 그 어디뇨 ~~~.’ 큰아들은 시끄럽다고 투덜댄다.

“아빠 새날아 간다.

조용히 해.., 나는 반격한다.

하던 노래를 잠시 멈추면서 ”뭐라고 했노!! 언론(노래)의 자유를 탄압하는 가족도 있네!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못다한 노래를 뽐낸다.

잃었던 지갑을 다시 찾은 냥 맘속에서 옛 향수가 펄쩍인다.

옆에서 가만히 참아 주며 경청하는 아내의 눈빛도 웬지 좋아 보인다.

희망과 뿌뜻함은아닐지라도 마음속에 뭔가를 심어 안기어 주는 듯한 자연에 대한 고마움이 우러나는 순간이다.

이게 자연이인간에게 주는 선물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삶의 보화가치가 연계되어 삶의 여력 마저 풍기는 하루였다.

그저 자연에 감사할 뿐이다.

한참을 쉴 틈 없이 살아가는 이 시대의사람들에게 이러한 쉼은 더욱 필요하리라..,   요즘 공중ㆍ지상파를넘나들며 귓전을 따갑게 하고 있다.

강뚝과 바닥에 시멘트칠을 하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다.

이로 인하여 온 나라가 시끄럽다.

경제, 정치 논리인지도 애매하다.

확실한 경제성도 비전도 아닌데 말이다.

생명의 젖줄과도 같은 하천(강). 추억과 정서가 살아 숨쉬는 우리의 강가에 시멘트 횟칠공사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재화가치를 파괴한다.

그 무엇보다정서와 추억, 그리고 낭만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논리로 비교할 수 없는 자연의 재화가치는 그 무엇보다도중요하다.

경제라는 문구를 두고 찬반을 벌이는 그 자체가 이상할 뿐이다.

강은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을 유유히 맴돌며 값으로 환산할수 없는 자연의 재화가치를 인간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젠, 찬반과총선이라는 이슈를 떠나 버들강아지 한가지라도 꺾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가꾸고 보존하는 일에 서로가 매진하자.

/신권철(전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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