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아이 한 명을 위해 폐교를 되살렸다는 매우 감동적인 얘기가 엊그제 신문에 실렸다.

내용인즉슨, 일본 오이타(大分)현 우사(宇佐)시 산골마을인하바레 지구에 있는 미나미인나이(南院內) 초등학교 하바레분교는 지난 8일 폐교 14년만에 다시 문을 열고 교사 1명, 학생 1명이 수업을시작했는데 이는 우사시 교육위원회가 이 동네 어린이 여섯 살 난 에토기사키(衛藤紀笑)양을 위해 지난 1994년 휴교한 분교 문을 다시 열기로 결정한 덕분이었다는것. 원래 이 분교는 1899년에 설립됐으며 한때는 학생수가 28명에도 달했지만 젊은이들이 자꾸만 도시로 빠져나가는 통에 신입생이 사라져 결국 폐교. 그러나 언젠가 다시 문을 열 날이 오고야 말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폐교 후에도 본교 선생님들이 정기적으로 1층짜리 분교 교사를 구석구석 걸레질하고, 주민들도 교정에 난 풀을뽑으며 깨끗하게 관리해 왔다는 것. 그 와중에 올 초 기사키 양의 어머니가 본교와 분교가 7킬로미터나 떨어져 있고 버스정류장까지의 거리도 멀다는 이유를 들어 정식으로 개교를 요청함으로써 드디어 빛을보게 됐다는 것이다.

참으로 부러운 이야기였다.

만물 가치척도를 물질에 두고 효율중시 속에 모든 것을 값으로만 따지는시장경제논리로 접근하는 우리에겐 꿈같은 얘기다.

사실 우리의 경우, 농촌 폐교문제는 농촌피폐의 결과적 현상 뿐 아니라 원인제공 역할까지 하고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즉, 학생이없어서 학교 문을 닫기도 하지만 학교가 문을 닫아서 농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정부, 특히 교육당국은 후자는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학생이 없어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사실상 폐교를 부추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촌을 살리기 위해선 농업구조조정 등도 필요하지만 귀농의 절대 조건이랄 수 있는 교육시설을 복원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당국자들이 조금은 깨달아 줬으면 좋겠다.

/전북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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