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사라졌던 ‘도박 피시방’이 우후죽순처럼 되살아나면서 ‘전북도박 공화국’이라는 불명예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 밤 11시께 전주시 중화산동 인근 주택가 골목길에 자리잡은 L성인피시방. 이 피시방 주변에는 개인택시를 비롯해 고급 중형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이들 차량은 대부분 성인피시방을 찾는 고객들의 것이다.

피시방은 밖에서 볼 때 폐쇄된 공간처럼 빛 줄기 하나도 새어 나오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15명 정도의 손님이 자욱한 담배 연기속에 인터넷을 통한 포커 및 바둑이 등 실전 도박에 빠져 있다.

이 안에서는 각양각색의 도박판이 벌어진다.

한 손님은 3-4시간만에 200여만원을잃었다고 화를 냈다.

다른 손님은 ‘최근 한달 사이 수천만원을 잃었다’며피시방 주인과 험악한 분위기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06년 경·검의 대대적인 단속에 꼬리를 감췄던 성인 도박피시방이 지난해 7월부터 다시 고개를들어 최근에는 주택가 및 대로변, 심지어는 대학로 한복판까지 진출했다.

전주에서만 100여곳의 도박 피시방이 영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불법 도박 피시방 또한 2006년과 마찬가지로, 일단 손님에게 현금을 받고 컴퓨터 게임에 그 현금만큼 코인을 충전해 준 뒤 나중에 현금으로 교환해 주는 방식. 기존 환전시 부과된 10%의 수수료 대신 인터넷 게임상에서 딜러비가 9~13%가 붙는 방식으로 변했다.

이들 불법 도박 피시방들은 대부분 문화관광부의 바뀐 법령을 근거로 ‘문광부가 허락한정식게임’이라며 시민들을 현혹하며 ‘로또 대박 게임’이라는 식의 무차별 선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은 ‘법령이 애매한 이유로 잡기가 힘들다’거나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을 외면하고 있다.

불법 도박피시방 단골인 한 손님은 “무심코 들렀다가 불법 도박에 빠졌으며, 이제는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 찾게 되는 신세가 됐다”며 “경찰이 한번만 방문해도 바로 불법임을 적발할 수 있는데 미온적이어서 불법을 오히려부추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엔 게임 가맹을 맺은 특정 피시방에서만 도박이 이뤄져 단속이 가능했지만 이젠 인터넷만되면 어느곳에서나 도박이 가능해 적발이 힘들다”며 “또 도박을 한 개인은 죄가 되지만 업소는 처벌 규정이 없어 업소에서 현금 환전이 이뤄지는증거를 포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강모기자 kangmo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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