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AI) 발병에 따라 가금류 사육농가의 시름이 깊어져가고 있으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공무원, 유관기관, 자원봉사자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살처분 현장에서 소중한 땀을 흘려준 덕택으로 247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되었고 금주 내에 추가확산 방지를 위한 작업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땅 속에 파묻은 닭과 오리는 단순한 가축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닭과 오리를 자식처럼 애지중지 길러온 농민들로서는 1년 농사의 결과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땅 속에 파묻는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피해 농민들의 한숨과 아픔, 눈물은 그 어는 것으로도 보상받기 힘든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일 것이며, 이는 피해농가뿐이 아닌 우리 모두가 공유하여야 할 아픔인 것이다.

그러나 슬픔과 눈물이 뒤범벅된 살처분 현장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의 소중한 꽃망울을 피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흰색 방역복 차림으로 무장한 자원봉사자들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물결이 바로 그것인 것이다.

우리는 어려운 때 일수록 서로 돕고 화합하는 아름다운 미덕을 가진 민족이다.

임진왜란 당시 관군과 민간인, 의병,승병이 합심하여 왜군과 조총을 물리쳤다.

빈부, 성별, 연령, 계급의 차이를 초월하여 오로지 나라와 민족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혼연일체가 된 결과였다.

일제 강점기의 3.1운동 역시 모든 국민들이 민족의 독립을 위하여 힘을 모은 세계 역사에 유래가 없는 평화적 항일 운동이었으며, 온 국민이 혼란을 겪었던 IMF때에도 장롱 속에 고이 모셔둔 결혼반지와 돌 반지 등을 모아 국가부도 위기를 이겨냈다.

! 또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1개월 만에 1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 사상 새로운기록을 세운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으로 밝혀진 직후, 도내 14개 시군 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봉사자모집이 시작된 가운데 지금까지 1,200여명이 살처분현장에 뛰어들어 소중한 구슬땀을 흘렸다.

또한 전북도와 시군, 지방의회를 비롯하여 주요 공공기관과 대학, 시민사회단체, NGO 등각계 각층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자원봉사는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행복을 전파하는 작업이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 및 온정이 넘치는 전북을 만들어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자원봉사는 조류 인플루엔자(AI) 살처분 현장 및 방역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시름에 빠져있는 가금류농가를 위한 닭과 오리고기의 소비촉진 운동도 귀중한 자원봉사 참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자체가 열에 약하여 75℃ 이상에서 5분 이상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

발생농장 뿐만 아니라 3㎞이내의 닭이나 오리, 달걀은 이미 모두 폐기 처분하고, 10㎞이내의 모든 조류와 생산물에 대해서도 철저한 이동통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오염원에 접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사기의 열전편에 ‘因敗爲功’이라는 말이 나온다.

어떤 불행한 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강인한 정신력과 불굴의 의지로 힘쓰면 불행도 행복으로 바꾸어 놓을 수있다는 뜻이다.

200만 도민의 마음과 가슴을 하나로 묶어 하루속히 조류 인플루엔자(AI)를 극복하고 향후 전북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되길 희망한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는 통닭 한 마리 사들고 가야겠다.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이경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