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저지 전북도민운동본부는 21일 전북도청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우병의심 미국산 수입쇠고기 전면개방규탄및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상근기자lsk74@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한미간 쇠고기협상까지 타결되면서 도내축산농가들이 줄도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도 방역당국이 AI와 관련 살처분을 마무리했다는 발표가 하루도 채지나지 않은 21일 김제시 금구면 양계농장에서 AI가 또다시 발생했다.

김제와 정읍, 고창, 순창등지에서 AI로 416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땅에 묻은 도내축산농가들은 연이은 악재에 할말을 잃었다.

여기에 연초부터 국제 곡물가 급등으로 사료값조차 감당하기 어려웠던축산농들은 AI와 쇠고기협상 등 생존의 위기로 거듭 내몰리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축산농가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자 정부는 당·정 협의를 거쳐 음식점 쇠고기 원산지 단속 강화와 도축세 폐지, 사료비절감 방안 등을 대책으로 발표했다.

한우의 품질 관리를 위해 수입 교잡종과 차별화 할 수 있도록 인증제를실시하고, 마리당 10만~20만원의품질 고급화 장려금을 지급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안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의 동요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미 AI 방역 문제로 출하에 발이 묶이는 등 직간접 피해를 본 축산농들은 “보상도막막한데 농촌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소, 돼지 농사도 끝이 났다”며 허탈해 하고있다.

정읍지역의 한 한우농가는 “1주일 전부터 한우 가격(600kg)이 많게는 30만원 가량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벌써부터 파동 조짐이 보인다”고 걱정했다.

그는 “지난해 6천~7천원이었던 사료 1포대(25kg)가격이 올해 초 1만원으로 올랐다”며 “저가의 LA 갈비까지 밀려들면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쇠고기협상 타결로 한우농가뿐 아니라 도내 양돈농가의 연쇄적 경영위기도 우려되고 있다.

고급육으로 대표되는 한우와 국내 육가공 시장을 저가로 양분했던 양돈농가들은 밀려드는 미국산 쇠고기와의 가격경쟁을피해 갈 수 없게 됐다.

진안지역 양돈농 성장수씨(60)는 “보통 돼지고기 삼겹살의 경우 100g당 1천600원, 브랜드가있는 경우에는 2천1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며“100g당 1천550원~2천원인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씨는 “가격 경쟁력을 하려면 돼지 1마리당 평균 3만5천원의 적자를 감내해야 한다”면서 “사료값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큰 상태에서 이 같은 손실을 떠 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양돈협회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토대 위해서 협상이 타결됐어야 했다”며“원산지 표시도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산농의 줄도산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농 도연맹은 한편, 이날 한미간 쇠고기협상과 관련한 성명을 내고“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의 굴욕적인 결과”라며 전농전북도연맹을포함한 도내 농민단체는 AI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협상의 부당성을 알릴 수 있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손성준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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