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대지에 신록이 돋고 나의 마음에도 연두가 돋아 상처번진 자리마다 들어앉습니다.

태어나는 싹들은 여리고 여려, 마음 여리고 착한 사람들처럼 평안기만하구요. 지난겨울 사라졌던 것들 속으로 자연은 새로움으로 이렇게 왔습니다.

이는 분명 선물입니다.

신이 준 선물이죠. 삶이라는 전 속력으로 달리는 마차의 수레바퀴 아래에서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해 온 위로의 선물입니다.

나는 요즘 나무들이 주는 풍요와, 고요와 아름다움에서 평안을 얻고있습니다.

연초록 숲길을 걷다 보면 저절로 치유의 에너지가 내 마음에서 돋지요. 사실우리의 마음은 잡다한 정보로 점령당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니 모든 현상들이 너무 가까이있어 멀리 볼 수 있는 마음도 잃어버렸고 진정함 또한 상실해가는 마음의 장애인들입니다.

이제야 침묵이라는 것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동시에 보이지 않는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연이, 신이 말하는 음성을듣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자연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자연의 음성은 잘 듣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오래 살고 싶은, 이기고 싶은, 욕심으로의 운동이지요. 누군가가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라는 말을한다면 저는 그것이 완전히 사람의 관점이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지 못하구요. “복 받았구나. 그는 시간시간이, 하루하루가그리고 한 해가 조용히 흘러가는 것을, 평화로운 마음으로 근심 없이 볼 수 있으니 그래서 낮은 조용하다.

중략, 그래서 내가 눈에 띠지 않고 알려지지 않은 채 살게 놔두라. 그러므로 내가 슬퍼하지 않고 죽게 해 달라. 이 세상에서 몰래 빠져나와 , 내가 누워 있는 곳을 말해 줄 비석 하나 없이.”이는 영국의 시인 알레산더 포프의 ‘홀로 사는 삶’이라는 시입니다.

사실홀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요. 아마 홀로 있음의 시간이겠지요. 그러나우리 모두는 홀로 있음에서 오는 두려움을 알지요. 고립감, 막막함, 절대 고독의 외로움, 등이지요. 그리고홀로 있음이 중요 한 것이 아니라 홀로 있음의 명상이 중요 하다는 것이겠죠.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세상은 공짜가 없다라는 말, 어쩌면 신의 공평함이겠지요. 사람들 속을 떠나서 살 수 없음이 우리 사람의 속성이니까요. 이기고, 얻어내고, 정복하고, 악착같음, 방어에 급급한, 이 모든 것을버리고 어쩌면 위대함은 자신이 이룬 것을 증명할 필요가 없는 경지에 이를 때까지라는 것을 말이지요.스스로에게 아웃사이더라고 별명을 지으며, 사람들 곁을 가지 않았지만어느 날 문득 고립감에 힘들었던 기억, 그렇지만 사람들 곁으로 가서 다시 알게 된 사실, 확연한 나의 태생과 본질들이지요. 그래도 역시 나를 알게 되는 명쾌함은사람을 통해 알았다라는 것이지요. 알렉산더 포프의 홀로 사는 조용하고 진지한 삶을 흠모 한다는 것이지요. 진지한삶의 태도가 이 시대의 삶의 속도에는 걸맞지 않다는 것이지요. 이젠 미련없이떨어져 나와 나를 이끄는 무언의 음성을 듣는 시간이 다시 주어졌다는 것이지요. 그 길을 가다 보면 나와같은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것은 이끌림이니 온전히 기다려야 하는 것이고요. 여백이 있는 곳곳에 저리 싹이 돋아요. 여백이 없는 곳에는 싹이 돋지못하지요. 연두는 새로움이고 자연이 주는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 그는 새롭게 태어 날 수 있음이라고생각하며 자기 성찰과 회개로 바닥처럼 낮아진 저에게 연두의 순순가 새로움으로 돋으리라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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