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남노송동에 위치한 전주기상대가 가련산이나 황방산 일대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18년 5월 조선총독부 전주관측소로 현 부지에 최초 건립된 이후 90년 만에 이뤄지는 사업이다.


23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상대 이전과 관련, 광주기상청장 담당 과장 2명과 김병갑 전주기상대장이 시를 방문, 주민들의 요구에 맞도록 이전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상대가 위치할 경우 기상관측을 위해 주변 180m 지점까지는 10층 이상 건물이 들어서지 못하고 450m까지는 20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사실상 주변개발이 어려워 일대 주민들은 기상대 이전을 오래 전부터 요구해왔다.


남노송동 주민들은 병무청지구 재개발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나 기상대가 위치해 사업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일대의 슬럼화가 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전주기상대를 방문, 이전을 촉구했으며 기상대에서도 이를 수용, 상급 기관인 광주기상청과 협의를 진행한 것이다.


기상대는 과거 병무청 일대가 높은 건물이 없고 야산 형태였지만 최근에는 도심 한가운데로 변하고 건물이 들어서 관측에도 많은 제한을 받고 있어 이전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전과 동시에 기상대를 전북기상청으로 승격, 위상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전 장소로 현재까지 모색되고 있는 지역은 황방산과 가련산 일대지만 가련산이 더욱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과 검찰청이 만성동 일대로 이전하는데다 높은 건물이 없고 지형도 험악하지 않아 기상관측에 장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기상대가 이전할 경우 규제에 묶였던 현 지역에는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주민들의 주거생활도 한층 나아질 것”이라며, “이전에 관한 도시계획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민희기자 mh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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