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63) 대한체육회장이 2008베이징올림픽을 100여일 앞두고 회장직에서 공식 사퇴했다.

김 회장은 28일 오후 2시 송파구 방이동올림픽회관 13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은 "대한 체육회 회장직을 포함해 대한올림픽위원회위원장,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 대한태권도협회회장 등 내가 맡고 있는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밝혔다.

이어 "대한체육회와 정부 사이에서 벌어진 일련의 갈등들을일시적으로 봉합하고 겉으로 아무일 없는 듯이 자리를 지켜나가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면서 "하지만 체육계 수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상징적인의미는 있을 지언정 실질적으로 올림픽 준비와 체육계 현안을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김 회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구안숙 전 사무총장내정자의 선임을 놓고 심각한 마찰을 빚어왔다.

그는 지난 25일 체육회 긴급사회에서 "체육회장직을 유지하려고 구차하게 남기는 싫다.

당당하게죽는 길을 선택하겠다"며 공식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이날 김 회장은 대한체육회 정관 제3장 16조 2항에 따라 오는 2월까지임기를 맡을 직무대행자를 지명할 수 있었으나 후임자를 선임하지 않고 물러났다.

이에 대해 김회장은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직무대행을 지명하지않기로 결정했다.

사임하는 회장이 직무대행을 임명하는 것은 문화체육부와 또 한 번 갈등을 빚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05년 2월 23일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재적 대의원 45명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29표를 얻어 제35대 회장에 당선됐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09년2월까지로 현재 임기가 10개월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체육회는 조만간 대의원 총회를 열고 공석중인 회장을 추대하기 위해 본격적인 인선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올림픽을 불과 100여일 앞두고 체육계의 수장이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를맞은 한국 스포츠계는 올림픽 준비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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