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이명박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사실상 모든 연령대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합의하면서우리나라도 광우병 위험지대가 돼 버렸다.

하지만, 바다건너 일본의 경우 30개월이하 쇠고기에 대한 검역을 철저히 하고 있고, 광우병의심물질이 발견되는 즉시 수입 자체를 중단하고 있다.

국민 건강이 미국의 입김보다 중요하다고 여기기때문이다.

사실 우리도 얼마 전까지 일본에 준하는 태도를 견지했다.

일본처럼국민 건강을 우선시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여 국민 건강은물론 한우농가들에게 시름만 안겨 주게 됐고, 대한민국은 광우병실험장으로 전락할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잠복기가 10년에서 최장 40년이라는광우병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초로 발생한 영국이 속한 유럽에서부터 일본, 미국에 이르기까지각 나라별 쇠고기 관련 실태를 분야별로 나눠 톺아봤다.

 ◇엉터리 동물복지 정책..한-미 ‘닮은꼴’ 동물복지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정책은 닮은꼴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초 동물보호법이 개정됐지만, 보호규정이 허술하다.

가축을제외한 축산동물보호 규정은 운송규정 외에 전무한 상황이다.

미국 역시 동물복지법도 가축은 제외됐다.

반면 유럽은 2006년 ‘동물복지1차 5개년 행동계획’을 공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2년 산란계의 닭장을 없애고, 2013년부터 스톨을 이용한 어미돼지 사육 금지, 동물실험 화장품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일본 역시 2000년 유럽 연합과 함께 동물복지 기준을 포함한 국제교역협약안을제안했다.

 ◇한.미 육골분 먹이고..유럽.일본은 금하고 SRM 즉, 광우병특정위험물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소의 주요 부위를 가리지 않고 수입하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방침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한.미두 나라의 사료 정책은 이상하리만치 닮았다.

반추동물인 소에게 소를 먹이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소 사료에 모든 동물성 원료를 금지하지 않았다.

이중복건국대 수의과학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육골분사료를 젖소에 사용 중이라고 한다.

미국 역시 소에게 다른 가축의 부산물로 만든 사료를 먹이고 있다.

돼지와닭에게는 소뼈와 내장을 갈아서 만든 육골분 사료를먹이고 있다.

이 경우 교차오염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영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영국은 광우병이 창궐하다시피 한 1988년과 1990년에만 모두 2만7000마리를살 처분했다.

영국의 경험에서 뼈저린 교훈을 배운 유럽은 모든 농장동물에게 동물성 사료를 금지했다.

일본 역시 금하고 있다.

 ◇우리에겐 머나먼 ‘농산물 이력 추적제’ 농산물 이력 추적제의 경우 우리는 올해 하반기부터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극소수의 한우와 몇몇 대형 음식점, 일부 조리용 소에 한해이력 추적제를 적용해 왔다.

올해 하반기부터 전면 도입키로 했지만, 한미FTA가 비준될 경우 미국의 축산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윤을 방해할가능성이 있다.

이력 추적제에 반기를 들어 제소를 할가능성이 높아 제대로 추진될지 미지수다.

앞서 제소 운운한대로 미국은 이 제도를 민간 자율에 맡겼다.

연간도축되는 1억 마리 중 10~15%가량만 이력추적이 가능하다고한다.

유렵이나 일본은 이와 달리 이미 완전 이력 추적제를 도입했다.

유럽은2005년부터 모든 농산물에 이력 추적제를 적용하고 있고, 일본은 2001년 식품에 이어2003년 말부터 모든 쇠고기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광우병 검사대상 소 몇 마리?광우병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도축 과정에서 정밀한 검사가 수반돼야한다.

언제 어떻게 광우병이 광범위하게 전염될지 알 수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축산 농가들이 신고를 꺼려해 폐사한 소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인지 90%이상이 정상 도축된 소로 판결 받고 있다.

농림부 관련 기관은 관련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몇 마리를도축하는지도 알 수 없다.

미국은 광우병 의심소나폐사된 소를 선별해 검사한다.

일 년에 약 3700만 마리정도 도축하는데 이중 0.1%인 40만 마리 이하라고 한다.

2007년부터는 이마저도 0.05%로 줄였다.

또, 광우병 증상인다우너(downer, 주저앉는 증상의 소) 중 2%만 검사하고 있고, 식용판매도 허용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미국이나 우리와 달리 검사가 엄격한 수준이다.

유럽은 24개월 이상 소는 전수조사를 한다.

다우너 역시 전수조사를 하고, 식용을 금하고 있다.

24개월 이상 소가 폐사하면 방역당국 신고가 의무화됐다.

가축 보유 숫자는 미국과 비슷하지만 검사 대상 도축소는 1000만 마리 이상이다.

일본은 유럽보다 더 검역이 엄격하다.

나이와 상관없이 도축하는 모든소를 검사한다.

유럽처럼 24개월 이상 소가 폐사하면 방약당국에신고하는 게 법적 의무다.

 ◇광우병 소 몇 마리나 걸러 냈나? 영국에서 1980년대 광우병소가 발견된 이후 전 세계에서 광우병 소가 모두 18만5000마리가 발견됐다.

30개월 이상에서 주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금까지 30월령이하 소중 세계적으로 100건 이상이 발견됐다.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만8855마리를 대상으로 광우병검사를 했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적은 없었다.

미국은 3건이 보고됐는데, 2003년 12월에 발생한 건은 캐나다에서 수입된 소였고, 다른 두건(2005년 6월, 2006년 3월)은 미국에서 출생한 소에서 발생했다.

3건 모두 미국이 사료금지조치를 이행하기 이전인 1997년 8월 이전에 출생한 소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게 미국 측 주장이다.

유럽은 최근 6년간 도축 예정의 건강한 소를 모두 검사해 1100마리의 광우병 소를 선별했다.

영국에서는 광우병 최초 발견 이후 18만 마리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20개월 소에서도 발견됐고, 30개월 미만에서 80여건이 감염됐다.

일본은 현재까지 450만 마리를 검사했으며, 2001년 처음 광우병 소가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33마리가 발견됐다.

21개월 소에서도 발견됐다고 한다.

 ◇인간광우병 환자 212명, 사망 203명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인간광우병으로 확인된 숫자는 212명이다.

이중 203명이 사망했을 정도로 인간광우병은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인간광우병 환자가 한 명도 없다.

그러나 의심환자는 연간 26명 정도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인간광우병으로 확정지으려면부검을 해야 하는데, 가족이나 의사들이 부검을 꺼려 사례가 전무하다.

단 한차례 부검이 있었는데, CJD(크로이츠펠트 야곱병) 의심환자로판정된 박모씨가 지난해 4월 사망한 이후 부검했지만, 감염경로가 확인이 불가능한 산발성 CJD로 확인됐을 뿐 인간광우병으로확인되지는 않았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3명이 확인됐는데,지난달 11일 광우병 의심 증상을 보인 22세 여성이 사망해 조만간 부검으로 사인을 가릴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광우병 환자로 의심되는 경우가 다수여서 3명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생화학자인 콤 캘러허박사는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그리고 숨겨진 치매’라는책에서 2007년 3월 10일 미국 치매 환자의 상당수가 인간광우병 환자일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유럽은 지난해 10월말 현재 212명이감염됐다고 한다.

이중 203명이 사망했는데 영국에서만 160여명이 사망했다.

일본은 지난해 10월말 현재 2명이 확인됐다.

이중 1명은 영국에서 1개월가량머문 적이 있다고 한다.

 ◇MM 유전자형만 광우병걸린다? 인간광우병에 대해 한국인이 광우병에걸릴 가능성이 미국인보다 높다고 최초로 주장한 사람은 한림대 의대 김용선 교수다.

 김 교수가 2005년 국가연구수행과제로 인간 광우병으로 죽은 사람의 프리온 단백질(광우병 유발인자) 유전자형을조사한 결과 100% MM형인 것으로 밝혀졌다.

유전자 분석으로만보면 그럴 개연성이 충분하다.

김 교수는 여기에 한국인의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형도 조사했는데, 연구결과 한국인의 95%가 MM 유전자형을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영국(38%)이나 미국(50%)보다훨씬 높은 수치여서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

즉, 한국인을포함한 아시아 혈통이 인간광우병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말한다.

일본역시 지금까지 발견된 인간광우병 환자 2명이 모두 MM 유전자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걸린 적이 없고, 종간장벽이 존재해 단순한 가설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인간광우병(CJD) 의심환자방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재개로 인한 광우병 공포가 퍼지며 인간광우병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1년 2월19일 인간광우병을 법정전염병으로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인간광우병 신고대상자 범위를 CJD로 신고 된 모든 환자로 확대했다.

하지만, 진단 시설은 평촌의 한림대 성심병원뿐이다.

이 병원에서 CJD 가능 판정을 받으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치료비도 개인 부담인데다 의사들조차 부검을 꺼린다.

감염 우려가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광우병 의심환자를 통제.관리하는 CDC라는 기관이 있지만, 2004년 이후 인간광우병에 관한 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

광우병 판정을 위한 뇌검사비용을 미국 정부가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비 등으로 충당해야 한다.

당연히 광우병 여부를 가리려 하지 않는다.

병원 역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광우병 환자 발생 사실을 숨기는 형편이다.

일본은 CJD 의심환자가 발생하는 순간부터 국가가 모든 치료비를 부담하고사망하면 부검까지 실시하고 있다.

유렵은 CJD 의심환자를 관리하는 별도 기관이 없다.

 ◇수입 소 나이 제한 어떻게 두나? 정작 우리나라에 뼈 있는 쇠고기를, 그것도 30개월 이상의 소까지 받도록 강요해 성과를 이룬 미국은 자국에서 주로 20개월미만 소를 먹고 있다.

반면 유럽이나 일본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유럽은 미국 소를 아예수입하지 않고 있고, 일본은 미국에서 20개월 미만의 소를수입하고 있지만, 출생 기록이 없는 소는 나이 기준을 더 낮췄다.

미국이제시하는 치아감별법에 따른 나이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만 수입하고 먹는 ‘SRM 부위’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 프리온’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부위를 SRM이라 하는데, 소의뇌.두개골.척수.눈.등뼈.척추등이 그것이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살코기나 우족, 도가니, 꼬리, 간과 우유 등은 안전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광우병의 역사가 짧아 살코기 등도 100%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지적하고 있다.

이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 검출주요 부위를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먹는다.

갈비탕.설렁탕.곰탕.갈비구이.냉면국물.라면스프.조미료까지 쇠고기 뼈를 우려낸 국물을 쓰고 있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서도 뼈를 우려낸 육수(Beef Stock)를 다양한요리에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SRM 부위는아예 먹지 않는다.

대신 30개월 미만 소의 SRM을 갈아서 돼지나 닭의 육골분 사료를 만드는데 쓰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SRM 부위를 먹지도 않고 있으며, 여기에 속하는 모든 부위를 제거해 태워 버린다.

SRM이 위험한 것은 광우병을일으키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인데, 살코기에도섞일 수 있다는 게 세계 과학계의 공인된 사실이다.

변형 프리온 단백질은0.001g만 섭취해도 발병할 수 있다.

섭씨 600도가넘는 고열이나 방사능, 자외선, X-ray에도 파괴되지 않는다.

광우병에 걸린 소를 도축한 도구나 장소 등에도 남아 무제한적으로퍼질 위험성이 높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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