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파동'이 확산되면서네티즌들 사이에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 서명운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취임 두달 만에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30% 대로 급락하자 청와대내부에서 안이한 국정운영에 대한 자성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실질적으로는 가장 '서민적인 정책'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인식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반(反) 서민 정책으로 치부되면서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현 상황이 정부, 특히청와대의 미숙한 상황 판단 때문이라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청와대 관계자는 4일 "결과적으로보면 청와대나 정부의 대응이 안이 했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면서 "특히 인터넷이나 공중파 방송에서 그런 움직임이 나오는데 초기 대응을 적절히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나 여권 인사들은 이번 '쇠고기 파동'으로 현 정부와 청와대에 대한 극도의 '정책 불신'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정책 불신은 새 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영어 몰입교육 파동'을 비롯해 '부자정부' 논란을 부른 내각 인선 파동, 최근 청와대 수석비서관재산 파동으로 정부의 도덕성이 흔들리면서 초래됐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석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지난 10년 간 진행된 급속한 양극화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우리 사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서민층이 '부자 정부'의 각종 정책을 불신 어린 눈길로 바라보고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지난 10년 간 조성된 반미 분위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촛불시위나 인터넷에서 탄핵 서명을 주도하는 계층은 대부분은 지난 10년 동안 '반미 자주화' 등진보적 교육을 받은 10대~20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나 정부가 우리 사회의 '밑바닥 정서'를 읽지 못하고 무조건 정책을 밀어붙이는 식으로 강행한 것 아니냐는 자성론이나오고 있다.

일부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불거진 '흑색 선전'이 큰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청와대가 옳은 일을 하고 있으므로국민들은 무조건 따라올 것'이란 자신감이 이런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다.

대선과 총선에서 연이어 압승하면서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이 팽배해지면서 반대 여론이나 부작용을 수렴하는 것을게을리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차제에 청와대의 기능 및 인적 조정을 해서 여론 수렴 및 상황 대처 기능을 보강하는 등 국정장악력을강화하지 않으면 이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에 허덕일 수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월 말 MBC가 PD수첩을 통해 "한국인이 특히 광우병에 취약하다"고 방송하면서 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열풍에 불이 붙었지만 정부는 지난 2일에야 관계 장관 합동브리핑을 여는 등 '뒷북'을 치는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과 김성이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합동브리핑을 열고 "미국산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개정 합의에 대해 일부에서 확실한 근거 없이 제기하는 안전성 문제가 사실인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날 밤 열린 촛불시위에는 1만명 가까운 인파가 모였다.

악화될 대로 악화된 여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정부가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난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는 4일 부랴부랴 실무 당정협의회를 열었다.

정부는 당초 고위 당정협의회의를 6일에 열기로 할 정도로 '한가한'상황 인식을 보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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