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이후 일부 미술가들은 회화, 조각 등의 전통적 미술장르에서 벗어나 공연형식을 빌어 이상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활동은 해프닝, 이벤트 등으로 일컬어 졌으나 요즘은 퍼포먼스라는용어로 일반화 되었다.

그 전조를 미래주의나 다다에서 발견할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친인물은 음악계의 뒤샹으로 불리는 존 케이지(John Cage, 1912~1992)다.

뒤샹이 레디메이드(ready-made)로 기존의 관념을 바꾸었다면, 존 케이지는 음악에서 ‘소리’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시하여 기존의 가치관에 변화를 줌으로써 2차 대전 후 여러 장르의 현대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존 케이지의 음악은 일본인 스즈키 다이세쓰 (鈴木大拙, 1870~1966)에게 절대적 영향을 받았다.

일본 선불교 전령사인스즈키는 인류문명이 위기에 처하게 된 원인을 서양의 합리주의에 두고 동양적인 직관, 곧 선사상의 중요성을알리는 데 주력하였다.

스즈키에게 받은 선사상의 영향은 일상생활의 우연적 소리들을 음악으로 만든 이른바‘찬스 뮤직(chance music)’으로 이어졌다.

존 케이지는 1952년 독일의 도나웨신겐에서 개최된 현대음악제에서는‘4분 33초’라는작품을 발표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프닝의 선구적 사례로 평가되는 이 작품의 3악장의 악보에는 침묵이란 의미의 ‘tacet’라는 단어만 적혀있었다.

존 케이지는 연주자에게 3악장을 연주하도록 지시하였고, 연주자는 4분 33초동안 아무 연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다 퇴장하였다.

관중은 당황스러워했고 공연장은 웅성거림으로가득 찼다.

존 케이지는 공연장에서 만들어지는 우연적인 청중들의 소음이 바로 작품을 구성하도록 의도하였던것이다.

우연적 요소는 이후 음악계에 큰 영향을 줌으로써 현대음악에서 중요한 작곡 기법중의 하나가 되었다.

우연성을 추구한 존 케이지의 영향은 음악에 그치지 않았다.

‘삶과예술의 조화’를 기치로 1962년에 나타나는 국제적 전위예술운동인 ‘플럭서스(Fuluxus)’에 큰 영향을 미침으로써 공연적 요소가 가미된 현대미술의 선구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사진설명 - 존 케이지(JohnCage, 1912~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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