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리농사가 대 풍작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풍작에 따른 가격 하락 및 2012년 수매제 폐지에 따른 수매 물량 감축으로 수매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20일 전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도내 쌀보리의 생육상황을 조사한 결과 ㎡당 이삭 수는 653개로 지난해 651개보다 2개, 최근 5년 평균의 613개보다 무려 38개나 많아 풍작이 예상된다.

또 이삭 당 낱알 수는 52.2개로 작년의 54.5개보다 2.3개 적었으나 예년의 46.6개보다 5.6개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생육상황이 좋은 것은 연초 가뭄으로 보리작황이 좋지 않았으나 지난달부터 기온이 상승하고 적당한 강우량과 일조량이 뒷받침 되면서 생육 조건이 개선돼 이삭 수와 낱알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수확기인 내달 초순께까지 기상 조건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보리 농사는 대풍작을 이룰 것으로 도 농기원 측은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올 해는 보리 재배면적까지 급증했다.

작년 1만1천329ha보다 15% 증가한 1만3천31ha로 전국 재배면적의 36%에 달한다.

때문에 보리 생산량 역시 대풍작을 이뤘던 작년의 5만5천여t보다 10% 이상 증가한 6만4천t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대풍작에 따른 수매 난이 우려된다.

작년의 경우 2006년도 흉작으로 재고량이 없어 물량 처리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올 해는 수매물량 감축과 수매가 인하 방침 속에 풍작이 예상되면서 가격 하락과 판매 부진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수매 대란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올해 정부의 보리 수매량은 전북지역이 쌀보리 1만9천여t, 겉보리 8천900여t 등 총 2만7천960t으로 작년보다 줄었다.

때문에 정부와 수매 약정을 하지 않은 3만7천여t 가량은 농가들이 자체 해결 해야 돼 농가 피해가 예상된다.

작년에도 도내 보리 생산량은 5만5천여t으로 전국 생산량의 37%를 차지했지만 정부의 보리 수매량은 전북지역이 2만8여t에 불과해 나머지 2만7천여t 가량은 농가에서 RPC 등을 통해 처리해야 했다.

도 관계자는 “정부에서 수매가의 단계적 인하와 생산 감축 유도 등을 통한 보리의 수급 안정대책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생육상황대로라면 대풍작이 예상된다”며 “수매 약정 농가 외에는 농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규호기자 h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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