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는 등 유류값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리터당 1800원대로 개시되어 있다. /김인규기자ig4013@
  경유값이 휘발유 가격과 맞먹거나 추월하는 등 ‘경유값 반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S오일이 이번 주부터 경유를 휘발유보다 리터당 5원 비싼 1천745원에 주유소에 공급하며 다른 정유업계도 이를 뒤따라 경유 가격 상승에 동참할 기세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경유 값이 드디어 휘발유 값을 역전하게 된 것. 최근 고유가로 유류 판매량이 반으로 줄었다는 A주유소 관계자는 “경유 차량들이 눈에 띄게 뜸해졌다”며 “평소 가득 채우던 단골들도 기름값에 놀라 1~2만원씩 넣고 가기도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동네 소규모 목욕탕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손님은 대형시설로 다 빼앗긴데다 나날이 오르는 기름값으로 목욕탕 운영마저 벅차기 때문이다.

농어촌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 AI(조류독감)로 고통을 받고 있는 양계 농가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축산 농가, 또 과채류 등 재배 농가의 시름도 더욱 깊어 지고 있다.

게다가 한참 영농철을 앞둔 농민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농기계의 주연료는 경유로, 하락하는 농산물 가격에 비해 여기에 소요되는 운영비가 커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다 정유업계는 세계적인 경유값 급등을 못 이겨 이번 주부터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으로 경유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경유값 급등이 경유 차량을 소유한 운전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물론 주유소업계, 자동차 생산업체, 중고차 업계, 농가 등 사회 곳곳에 여파를 미치고 있다.

싼 유지비를 믿고 경유차량을 구입했던 시민들은 주유소를 찾다가 울화통을 터뜨리고 있으며 중고차 업계도 그간 잘나가던 SUV차량(경유)이 팔리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객에게 팔 차량을 장기간 주차하고 보관하는데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도 경유차량을 팔리지 않고 있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경유값 상승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구조적 문제로, 앞으로도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며 “정부가 부과하는 경유에 대한 세금 체계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시장 충격을 줄이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모기자 kangmo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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