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쇠고기 파문과 한ㆍ미 FTA 비준동의 절박성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담화를 통해 미국쇠고기 파문에 대해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이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머리 숙여 사과하고, 한ㆍ미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소홀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 숙이고 취임초기 국정의 문제점을 자신의 탓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부의 더 낮은 자세와 경제 살리기 및 일자리창출 노력을 다짐했다.

취임 88일의 모습이다.

아직은 국민과의 허니문 기간이거늘 국민들은 진노해 있고, 대통령은 머리를 숙여야 하는 현실을 맞고 말았으니 대통령의 사과성 담화를 지켜본 국민의 마음인들 편할 리 없다.

국민의 진노는 이 대통령이 말했듯이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소홀히 해 당선 후 첫 소감으로 밝힌 ‘낮은 자세로 국민을 하늘같이 모시겠다’는 약속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전국을 잇는 촛불집회는 쇠고기 파문이 직접적 원인이지만 국민의 채찍이 뒤따르지 않으면 이 대통령의 약속이 허사에 그치면서 경제살리기 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우려성 인식이 커지면서 나타난 것이다.

미국 쇠고기 파문은 하나의 도화선에 불과할 뿐이지 전부가 아니다.

인사 문제, 정책 파행 등도 단순히 시행착오로 치부하고 말일이 아니다.

‘여론 떠보기’식 국정운영도 지양할 일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국회도 한ㆍ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국민의 뜻을 담아내야 한다.

국민들은 여전히 이명박 정부의 경제살리기 공약에 대한 기대감을 견지하며 국운융성을 바라고 있다.

/은동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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