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일부 시민들이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하며 도로를 점거, 경찰과 밤샘 대치를 벌이는 등 격렬한 마찰을 빚었다.

경찰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요구하는 촛불문화제 개최 이후 17번째 만에 처음으로 전경을 동원해 강제 해산을 시도하고, 불법 시위 혐의가 있는 참가자를 경찰서로 연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께 서울 청계광장에서 '광우병 쇠고기 반대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촛불문화제 행사 도중 500여명의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가자"며 행진을 시도했다.

이들은 이를 막는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세종로로타리와 서린로타리 일대 차로를 점거하고 이튿날 아침까지 연좌시위에 돌입했다.

경찰은 이날 행사가 집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 행진을 막고 집회참가자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보신각과 광화문 사거리 양방향을 전경버스 수십대를 동원하는 등 집회 차단에 주력했다.

경찰은 확성기를 이용해 도로 점거를 풀고 귀가할 것을 종용했지만 시위 참가자들이 이튿날 아침까지 응하지 않고 경찰과 대치를 지속하자 살수차를 이용해 물을 뿌리는 등 시위대와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은 전경을 동원해 강제 해산을 시도하고 불법 시위 혐의가 있는 참가자 37명을 연행해 서울 송파경찰서, 수서경찰서 등 5개 경찰서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불법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시위자는 추가로 연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날이 밝기 전 교통 소통을 위해 도로를 점거했던 참가자들을 인도로 밀어냈다.

참가자들은 이 과정에서 경찰이 폭력을 행사했다며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주최 측인 '광우병 쇠고기 반대 국민대책회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의 연대를 통해 충돌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참가자들의 변호를 맡아 해당 경찰을 고소할 지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또 25일 오후 1시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행된 시위자들을 전원 석방하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 조치를 재협상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앞서 24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촛불문화제에는 7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협상 무효, 고시철회' 등 피켓을 들고 "미국산 쇠고기는 너나 드세요"라는 구호를 외치며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촉구했다.

집회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을 비롯해 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한 캐나다 요크대 정치학과 데이비드 맥널리 교수도 발언대에 올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했다.

경찰은 당초 서울 청계광장에 3개 중대 230여명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일부 문화제 참가자가 청와대를 향한 행진을 시도하는 등 집회의 성격이 변질되자 서울시의 경찰 병력을 총 동원해 시위를 진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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