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장학숙을 서울 종로구에 건립키로한 전주시가 당초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 장학숙 내에 자체 공무원들의 출장편의를 위한 게스트 하우스를 대폭 확대하려고 예산을 증액하려다가 의회 측으로부터 강한 반발과 함께 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주시는 시의회 행정위에 서울장학숙 부지매입 및 신축변경안을 제출했다. 이 안의 핵심은 건축면적을 당초의 1,730평방미터에서 2,200평방미터로 확장함에 따라 건축비가 26억원에서 40억원으로 증액되는데, 이는 원래 수용인원을 80명에서 100명으로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이 안에 포함된 게스트룸이 당초 3~4개였던 것이 무려 15개로 늘었다는 점이었다. 결국 증액부분 14억원 중 상당액이 학생을 위한 장학숙이 아닌 자체 공무원들의 출장대비용 시설로 꾸미겠다는 의도였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시의회는 당연히 이 점을 문제삼아 부동의 처리했다. 그러나 전주시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모두 다 틀린 건 아니겠지만 우리는 시의회 측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 뭣보다 장학숙 건립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이며 예산의 적정성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장학숙이 아무리 전주시 재산이지만 면학분위기 속에 공무원들이 자주 들랑거려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게다가 장학숙의 위치가 종로 구기동이다. 정부 청사 등 공무 출장지와는 상당한 거리다. 적정성 면에서 전혀 맞지 않다. 더욱이 장학숙 입주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고 보면 차라리 장학숙 룸을 더 늘리는 것이 옳은 처사다.

물론 전주시 입장인, 공무원들의 출장이 날로 늘어나는 추세 속에 별도 관사를 마련하는 것보다 장학숙 한 켠을 이용하면 관리 측면이나 예산의 효율성 면에서 훨씬 이로울 것이란 그 판단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뭣보다 중요한 적정성 면에서 잘못됐다는 얘기다. 아무튼 더 이상의 시비나 논쟁은 접고 시의회 측 의견을 따라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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