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암탉이란 양계장에서 주는 모이 먹으면서 편하게 알만 낳으면 되는 동물인 줄 아나봐. 아니거든. 이래 봬도 내 꿈은 엄마가 되는 거라고. 그래서 양계장을 나와 버렸어. 집 나오니 고생이잖아. 그래도 난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이 씩씩한 암탉 얘기가 꽤 멋져 보였나보다.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해마다 10만 부 이상 나가니 말이다.

게다가 음악극으로까지 제작됐다.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된 ‘마당을 나온 암탉’이 가족 음악극으로 30일부터 양일간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에 올려진다.

창극개발과 작품 브랜드화를 목표로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이재형)이 기획한 작품 중 하나. 사계절 출판사에서 원작을 제공해 대본 송인현씨, 작곡 김만석씨, 연출 지기학씨가 제작에 참여하고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부, 창극부, 객원 연주자 등 40여명 출연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스스로 ‘잎싹’이라는 이름을 지은 암탉이 건강한 생명을 낳아 키우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양계장을 나오고, 자신과 상관없는 청둥오리를 지극정성으로 기른 뒤 족제비에게 목숨을 내준다는 것이 이 동화의 줄거리. 닭장 안에서 바라본 마당의 풍경을 동경하며 하루하루 꿈을 키워가는 암탉 ‘잎싹’과 마당의 대장인 ‘장닭’, 파수꾼 ‘늙은 개’, ‘오리가족’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이야기로 우리 풍경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은 천사처럼 맑고 깨끗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러운 현실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것이 동화의 규칙 아닌 규칙. 하지만 이 동화는 추상적이고 아름답기만 한 세계에서 벗어나 삶과 죽음, 자유와 같은 철학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주제를 우화로 다루고 있어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에게까지 꿈과 희망을 주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이번 음악극은 판소리·민요·민속무용을 소재로, 전통 5음계의 선율과 노랫말, 우리 춤의 몸짓이 깃들어있는 재미있는 율동 그리고 동물들의 재미있는 캐릭터를 고유한 한복 복식을 이용해 선보이면서 관객들에게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남원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국립국악원에서도 다음달 12~13일 공연될 예정이며, 9월에는 진도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선보이게 된다.

동화의 인기만큼 가족 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 전화예약은 이미 마감된 상태. 관람하고 싶은 사람은 공연 당일 현장에서 티켓을 배부 받을 수 있다. 입장료 5천원. (063-620-2323)

/김찬형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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