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8대 국회가 개원하는 5일 통합민주당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동의를 요구하며 등원을 계속 거부할 경우 '여당 홀로 등원'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 299명의 의원들에게 등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내일 우리는 등원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단독 개원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최근 20년간 국회가 단독 개원한 전례는 없었다"며 "우리는 등원하지만 단독 등원은 아니다.

의장이 없기 때문에 의사 절차를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아직 국회부의장을 선출하지 못했으니 부의장은 제외하더라도 내일 국회의장단을 뽑는 것이 맞다"며 "국회 개원이 늦으면 늦을수록 서민들의 어려움만 가중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야당이 지금 기분으로 대통령 연설을 들을 기분이 나겠나. 우리도 내일 개원식에서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을 고집하지는 않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장외로 나간 지 며칠 됐다고 벌써 들어와서 되겠느냐는 야당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개원 세레모니는 하지 않더라도 이제 민생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

조속한 시일 내 이 문제를 갖고 민주당과 물밑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요구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국회통과에 대해 "이 법은 가축 전염을 예방하는 법이다.

이를 사람과 연계해 법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그는 "국회 개원 후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검토해 줄 용의가 있다"며 "민주당이 요구한 관보게재도 연기했고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도 받아주겠다는데 등원은 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 개원 후 재협상을 요구하고 촉구하는 것이 정공법이지, 개정안을 받아주면 대한민국 정부가 외국과 앞으로 어떻게 협상을 하겠느냐"며 "계약의 원칙상 한국측의 중대한 사정 변경이나 미국측의 잘못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재계약을 하자는 것은 원칙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야당의 내각 총 사퇴 요구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부의 뜻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잘못한 각료들만 책임을 지면되는 일이 아니냐"며 "정부가 출범한지 3개월 밖에 안됐는데 벌써 내각 총사퇴 이야기가 나오면 상당히 어렵다.

우리가 야당할 때도 내각 총사퇴를 10번 이상 요구했는데 총사퇴 한 경우는 본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 요구에 대해서도 그는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폭행 사건은 전경들이 한 달 이상 길거리에서 새우잠을 자다보니 생긴 우발적 사건"이라며 선처를 요청했다.

한나라당은 이미 통합민주당 등 야당들의 요구를 95% 이상 들어주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양보는 없지만 국회를 정상적으로 개원하기 위해 야당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물밑접촉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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