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파문이 보수퇴보, 진보기반 확충이라는 정국 변화를 낳고 있다. 당초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국민건강권 지키기 차원에서 발단됐지만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엉거주춤한 대처로 지난 대선과정에서 형성된 보수세가 진보성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정황이 각 분야에서 감지되고 있다.

정치권의 변화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들의 지지율이 상향곡선을 긋고 있는 반면 보수진영의 절대적 지지를 자랑해온 이명박 대통령은 지지율 급전직하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보수언론에 대한 저항이 심화되는 반면 진보성향의 언론은 새로운 약진 단계에 들어섰다. 보수언론 거부운동이 시위현장에서 세를 키워가고 있는가 하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보수언론 광고주를 압박하는 소비자운동까지 확산되고 있다. 독자관리 차원에서 보수언론들은 한미 쇠고기 협상관련 견해를 부분적으로 수정하며 논조에 변화를 꾀하는 등 적어도 쇠고기 문제에 관한 한 진보성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의 보수 진보 변화는 쇠고기 파문의 부수적 결과일 뿐 본질이 아니다. 본질은 국민과의 소통문제다. 보수 측이 소통에 미온적인 반면 진보측은 적극적이어서 지지기반을 형성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문제의 핵심이 국민의 건강권이어서 국민 전체의 관심대상이 아닐 수 없기에 진보 쏠림추이는 자연스런 결과다.

쇠고기 파문은 국민과의 소통 즉 국민의견 수렴을 정국 주도의 핵심적 요체로 확실히 자리매김 시켰다 하겠다. 오만한 권력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다.

/ 전북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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