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7일 전화통화를 통해 민간업체 자율규제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을 금지하기로 합의한데 대해 8일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국민의 걱정을 해소할 수 있는 단초가 열렸다"고 환영했지만, 야당들은 일제히 "정치적 쇼"라고 평가절하며 재협상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국민의 마지막 우려와 불안 해소"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외교적으로 재협상의 어려운 측면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한미 정상이 직접 나서서 우리 국민의 마지막 우려와 불안을 해소시키는데 합의한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제 신임도 하락까지 감수하며 모든 조치를 강구하는 중에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약속을 받음으로써 쇠고기 문제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해소할 수 있는 단초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조 대변인은 "이번 쇠고기 정국은 만에 하나라도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올라오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 논란의 핵심"이라며 "조만간 미국의 구체적인 조치가 나오면 재협상 주장의 핵심인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한국에 절대 수입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쇠고기 논란의 마지막 문제까지 말끔히 해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장외투쟁에 나선 야당에 대해 "그 어떤 장외투쟁의 근거도, 명분도 존재하지 않게 댔고 더 이상 촛불이 타오를 이유도 사라져 버렸다"며 "이제 쇠고기 논란은 막을 내려야 한다"고 18대 국회 개원을 압박했다.

◇민주당 "국민 전체를 상대로 한 전화사기극"반면에 민주당은 두 정상 간의 전화통화 결과에 대해 "국민 전체를 상대로 한 전화사기극"이라고 혹평했다.

차영 대변인은 당산동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당당한 재협상이지 제2, 제3의 굴욕이 아니다"며 "아무 실효성이 없는 자율규제 정부보증 청탁전화나 한 것은 안 한 것만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차 대변인은 "재협상이 100점 만점이라고 한다면 30개월 미만의 소를 들여오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은 20점 밖에 안된다"며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 수입 금지를 확실히 하고 도축장 승인권과 월령표시를 하라는 게 재협상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민노당 "촛불민심에 놀라 벌인 '정치 쇼'"민주노동당도 이날 서울 시청광장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한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에 대해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는 꺼지지 않는 촛불민심에 화들짝 놀라 벌인 '정치 쇼"라고 규정한다"고 평가했다.

권영길, 이정희 등 당 소속 의원들은 회견문을 통해 "민간업자들끼리의 합의이므로 구속력도 없고, 이같은 선언자체가 세계무역기구(WTO)협정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항에도 위배된다는 사실이 명백하다"며 "이는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얄팍한 '꼼수'에 다름 아니다"고 비난했다.

민노당은 이날 정부가 쇠고기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6월10일 100만 촛불대항쟁에 전면에 나서서 싸울 것이며 이후에도 재협상이 이루어 질 때까지 모든 당력을 집중하여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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